다큐멘터리서 심경 토로…6주간 공식활동 중단·가족 휴가 계획
해리 부부 "언론 보도로 상처 입어…아프리카로 뜨고 싶다" 고백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형우 기자 = 영국의 해리 왕자가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온 형 윌리엄 왕세손과의 불화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2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해리 왕자는 전날 ITV로 방송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해리&메건:아프리카 여행'에서 "우리는 확실히 지금 서로 다른 길 위에 있다"며 불화설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해리 왕손 부부가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함께 운영하던 왕립 재단에서 독립해 새로운 자선재단을 만들어 독자 활동에 나선 것과 관련, 왕자들 사이에 다툼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언론들은 해리 왕자의 배우자인 메건 마클 왕손빈이 윌리엄 왕세손 부부로부터 충분히 환영받지 못한 데 대한 해리 왕자의 서운함 등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리 왕자는 다큐멘터리 대담자로 나선 톰 브래드비에게 "이러한 역할, 임무, 가족은 압박 아래 있기에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해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해리 왕자는 그러면서 "나는 그(윌리엄)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그러한 얘기 대부분은 아무것도 아닌 데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형제로서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타블로이드 매체를 고소한 해리 왕손 부부는 다큐멘터리에서 공식활동 일시 중단을 알리며 언론 보도에 대한 중압감을 거듭 토로했다.
서식스 공작 부부(해리 왕손 부부의 공식 직함)는 다음 달부터 6주간 왕실 일원으로서 공식 임무를 중단하고 '가족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해리 왕자는 "이제 막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돌아왔는데, 우리가 자리 잡기에 정말 멋진 곳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의 비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 정착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족이 주로 아프리카와 (자연환경 등의) 보존에 집중해서 일할 것"이라고 밝혀 아프리카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모친 고(故) 다이애나빈(嬪)도 생전에 아프리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어머니의 비극적 죽음을 떠올리며 해리 왕자는 "카메라를 볼 때마다, 셔터 소리를 들을 때마다, 플래시를 볼 때마다 (중략) 상처는 더 깊이 곪는다"며 아픔을 드러냈다.
톰 브래드비는 "해리는 아직도 언론이, 적어도 언론이 강제로 끌고 들어간 게임이 자기 어머니를 죽였다고 믿는다"면서 "이제 그는 그 역사가 자기 아내에게 반복될 수 있다는 깊고 본능적인 공포에 떨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클 왕손비는 개인정보 불법 활용, 정보보호 기본법 위반,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영국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메일'의 일요판과 그 모 법인을 고소했다.
지난달 29일 메일 일요판은 마클이 생부 토머스 마클에게 보낸 편지 원문 내용과 파파라치가 찍은 마클의 사진 등을 공개했다.
마클은 이 프로그램에서 타블로이드의 보도행태가 잔인하고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클은 결혼 전 해리 왕자와 교제 사실을 알렸을 때 영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영국 타블로이드가 너의 인생을 파괴할 것이니 그만두어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당시 자신은 "너무 순진해서" 친구의 조언에 '말도 안 된다'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막강한 부와 지위에는 그에 따른 감시가 필요하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마클은 "그것은 감시와 다른 것"이라며 "내 생각에 사람들은 항상 남의 떡이 더 크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게 어떤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한편 해리 왕자 부부는 전통에 따라 젖먹이 아들 아치의 첫 성탄절을 노퍽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등 왕실 가족과 함께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리 왕자 부부는 전통을 깨고 여름 휴가 때 여왕을 방문하지 않아 여왕이 실망했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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