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남수단 반군 전투원 수백명이 평화협정 이행 과정에서 정부군으로 등록했으나 식량과 의약품이 바닥나 훈련캠프를 이탈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조인된 평화협정에 따르면 남수단 정부와 반군 측은 흩어진 반군들을 등록시켜 정부군에 편입시키고 궁극적으로 8만3천명으로 구성된 단일군을 창설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지연되고 있으며 자금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AF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화협정에 따라 살바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그리고 다수 반군 지도자는 내달 12일까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북부 아웨일 지역의 판티트 마을에 마련된 최대 규모의 반군 훈련캠프에는 수백명의 군인이 나무 아래서 밤을 보내고 비가 오면 인근 마을 주민들의 오두막 신세를 지고 있다.
훈련캠프를 책임지는 니코데무스 뎅 뎅 중장은 식량을 배급받은 지가 2개월이 넘었다고 말했다.
뎅 중장은 "식량이 떨어졌으며 지금 우리는 먹을 것이 없다"라며 열악한 환경 탓에 등록된 군인 700명이 캠프를 떠났다고 밝혔다.
중장은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해 마을에서 식량을 얻고 주민들과 함께 채소를 재배하는가 하면 주민들 소유의 밭에서 땅콩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평화협정에는 지난달까지 8만3천명의 군인 중 절반 이상을 캠프에 주둔시키고 훈련 기간을 거쳐 정규군에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평화협정의 이행과정을 감독하는 합동감시평가위원회(JMEC)는 지난주 25개의 전국 훈련캠프 중 24개가 운영 중이고 10개의 정부군 병영중 6개가 활동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고 훈련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감시협의체인 CTSAMIM을 이끄는 윌리엄 갤러거는 판티트를 방문하고서 전투원들이 캠프에 등록했지만 "열악한 생활여건에 많은 군인이 캠프를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수천 명에 이르는 군인과 그 가족이 남수단 전역에 걸친 캠프에서 식량과 물, 그리고 의약품이 없어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그들은 대단히 분개해 있으며 해결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중국이 식수와 쌀을 구매할 자금을 지원했지만, 서구의 공여국들은 남수단 정부의 불투명한 자금 사용과 불법 모병을 우려해 지원을 꺼리고 있다.
한편, 훈련캠프의 이러한 열악한 상황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현지 주민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판티트 주민인 아조크(50)는 "군인들이 찾아와 물을 달라고 하지만 이들은 물을 담아갈 물통도 없다. 우리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애들이 말라리아에 걸려도 약을 구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남수단에서는 독립 2년만인 지난 2013년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의 불화로 내전이 일어나 40여만명이 숨지고 40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국제적십자사(ICRC)는 지난주 남수단에서 식량부족 문제는 개선됐지만, 아직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운데 수백만 명이 구호 식량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마차르는 지난 19일 키르 대통령과 안보, 행정구역 경계 확정 등 평화협정의 이행과정에서 미진한 사항들에 대한 추가 논의를 위해 수도 주바에 도착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