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부가 다음 달부터 로힝야족 난민촌 거주자 중 일부를 외딴 섬의 수용 시설로 옮기기로 했다.
마흐부브 알람 방글라데시 구호·송환 위원장은 20일 로이터통신에 "다음 달 초부터 바샨차르 섬에 난민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며 "관련 작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주에 찬성 의사를 밝힌 로힝야 난민은 6천∼7천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로힝야족 난민 캠프는 미얀마와 접경지역인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바샨차르 섬은 방글라데시 영토 안쪽 벵골만 메그나강 하구 외딴곳에 있으며, 육지에서 배로 여러 시간 가야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 10만명 수용 시설을 마련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이 섬에 거주 시설과 홍수방지벽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난민 이주 계획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홍수 등에 취약한 바샨차르 섬의 거주 환경이 열악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이주 지원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난민 캠프의 과밀 상황이 더욱 악화하자 이주하겠다는 이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4자녀를 둔 로힝야족 난민 누르 호사인은 AFP통신에 "난민캠프가 너무 혼잡한 상황"이라며 "음식과 주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인권단체는 여전히 방글라데시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난민을 그곳으로 옮기면 또 다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편, 미얀마군은 2017년 8월 이슬람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들이 초토화되고 수천 명이 사망했다. 사태의 여파로 로힝야족 74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촌으로 피신한 상태다.
이에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가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 누구도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이 장기화하는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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