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표들 자에브 총리 제안 수락…현 정부 재신임과 연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에 있는 북마케도니아의 집권 여당이 최대 국정 현안 가운데 하나인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이 좌절되자 내년 4월 조기 총선을 치러 국민의 재신임을 묻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dpa 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보 펜다로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당 대표들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 4월 12일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이는 현 의회의 임기 만료를 8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이다.
관련 법에 따라 조란 자에브 총리는 총선을 100일 앞둔 내년 1월 3일 자리에서 물러나고 중립적인 관리 내각이 총선까지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자에브 총리는 총선 일자가 확정된 것과 관련해 "국민이 내년 4월 12일 현명한 판단으로 정치인들이 어떻게 국가를 운영해야 할지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선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의 신규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 문제가 논의됐으나 프랑스와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반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자에브 총리는 지난 19일 대국민 TV 담화를 통해 조기 총선 실시를 제안한 바 있다.
2017년 취임 이후 EU 가입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두고 사활을 걸어 추진해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국민에게 국가의 나아갈 방향과 현 정부에 대한 신임을 다시 한번 묻겠다는 취지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DSM)을 이끄는 자에브 총리는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한번 EU 회원 가입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같은 당의 펜다로브스키 대통령도 이날 정당 대표들과 총선 일정에 합의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EU와 가입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현재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 외에 보스니아, 코소보,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등 옛 유고 연방 소속 국가들이 줄줄이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현재 EU 내에선 난민 이슈와 영국 탈퇴(브렉시트)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민감한 이슈가 산적해 회원국 확대 문제는 뒷순위로 밀려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내년 봄께 이들 국가의 신규 가입 문제가 재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마케도니아는 EU 가입과 별도로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도 가입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 가입이 승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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