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단독 인터뷰서 우크라이나의 클린턴 대선 지원 의혹 또 제기
언론 뭉뚱그려 "부패했다" 비판…"백악관서 NYT·WP 절독하겠다" 공언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연루 의혹 등을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과 가까운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듣고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난 클린턴이 연관됐다고 들었다"며 클린턴 전 장관과 우크라이나의 연루설을 또다시 제기했다.
그는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법무장관이 알아보면 좋겠다. 왜냐면 우리는 부패를 수사하지 않나"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이 누군가를 시켜 거짓 문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들었다. 그것(문서)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왔나"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문서'는 영국의 전직 정보요원인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스틸은 러시아 유착 의혹이 담긴 이 문서를 작성했으며 이는 미연방수사국(FBI)과 로버트 뮬러 전 특검 수사의 실마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지난 대선 때 우크라이나 정부가 당시 자신의 경쟁자였던 클린턴 전 장관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루설을 거론하지만, 증거는 없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를 지목해 백악관에서 절독하겠다고 공언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해니티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해 언론이 더 크게 다루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니티의 발언에 맞장구치면서 언론을 뭉뚱그려 "부패했다"고 비난하고는 "더는 백악관에서 NYT를 보고 싶지 않다"며 "그것(NYT)과 WP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겠다"(terminate)는 표현을 사용해 두 매체의 백악관 출입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으나, 문맥상 신문 구독을 중지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미국의 연예전문매체인 데드라인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CNN방송의 앤더슨 쿠퍼 앵커를 지목, 그가 지난 15일 열린 민주당 후보 경선 토론회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한 질문을 문제 삼으며 "미친 앤더슨 쿠퍼가 토론 중 질문을 하면서 사과하는 것을 봤다"고 맹비난했다.
쿠퍼는 당시 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차남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의 이사회에서 일한 것과 관련, 부적절성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고했다"거나 "범법행위를 한 증거가 없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해 공화당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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