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합의 안 지키면 단호하게 작전 재개"

입력 2019-10-22 19:12  

터키 에르도안 "합의 안 지키면 단호하게 작전 재개"
"현재까지 (쿠르드민병대) 700∼800명 철수…나머지도 철수할 것"
마크롱 휴전연장 제안 거부…이란의 군사작전 비판 우려
"푸틴과 YPG 제거 위한 조치 논의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족과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전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수도 앙카라의 에센보아 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단호한 각오로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시리아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한 터키는 미국의 중재로 쿠르드족과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 조건은 17일 오후 10시부터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쿠르드 민병대(YPG)가 철수하는 것이다.
조건부 휴전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23일 오전 4시)에 종료된다.
터키는 안전지대 밖으로 YPG를 몰아내고 유프라테스강 동쪽의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 폭 32㎞의 안전지대를 설치해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사작전 개시 이후 테러리스트 775명을 무력화했지만, 터키 병사는 9명, 시리아민주군(SNA·친터키 반군 연합) 병사는 79명만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안전지대에서 (YPG 대원) 약 700∼800명이 철수했으며 남아있는 1천200∼1천300명도 철수할 것"이라며 "철수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이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의 시리아 군사작전을 반대하는 이란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런 목소리들이) 나와 내 동료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그런 목소리를 잠재웠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주간 기자회견에서 "터키는 자기 영토 안에서야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군기지를 설치할 수 있지만 시리아 안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터키의 그런 군사행동은 독립 주권국가의 자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침략 행위다"라며 "터키는 이란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휴전 연장 제안도 거부했다.
그는 "마크롱에게서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마크롱은 테러리스트들과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크롱은 테러리스트의 제안을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합의했으며, 프랑스는 우리 대화 상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전날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터키와 쿠르드 간 휴전의 연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흑해 연안 휴양 도시인 소치에서 열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터키와 러시아는 테러리즘 제거와 관련해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YPG의 존재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논의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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