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태지역 성장전망,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현저히 악화"

입력 2019-10-23 11:30  

IMF "아태지역 성장전망,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현저히 악화"
지역경제전망 보고서…미중 무역갈등·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파
한국엔 재정정책 통한 내수 지원·부동산시장 면밀감시 등 주문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단기 성장 전망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장기적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등의 주요 리스크로 인해 현저히 나빠졌다고 밝혔다.
IMF는 이날 아태 지역을 분석한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지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지역이며 글로벌 성장에 3분의 2 이상 기여한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IMF는 지난 4월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한 이후 아태 지역에서 경기 하락세를 이끄는 각종 리스크로 인해 단기 전망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IMF는 15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아태지역의 경제 성장률을 올해 5.0%, 내년 5.1%로 전망, 지난 4월 전망보다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IMF는 주요 리스크로 ▲미중 간 왜곡된 무역조치 추가 채택 ▲더 어려워진 재정 여건 ▲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성장 둔화 ▲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중가에 따른 유가 상승 ▲ 한일 간 무역 갈등 ▲ 홍콩·카슈미르 등에서 사회정치적 위험 구체화 ▲가계 및 기업의 높은 부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과 중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 조치 등은 수요를 약화하고 공급망을 파괴하며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이로 인한 교역 감축과 투자 감소가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주요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 정책은 유동성 확대를 통해 아시아 경제 성장 둔화의 영향을 경감시키지만, 이는 아태 지역의 금융 취약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 최근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에 중요한 재료의 수출 절차를 강화하고 양국이 상대국에 대한 수출 간소화 절차를 제거한 것은 지금까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갈등 고조는 기술 부문 공급망을 통한 지역적 영향과 함께 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IMF는 보고서 부제를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빠졌다 : 도전과 기회'로 달아 각종 위험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 경기 하락을 완화하고 회복력을 강화하며 중장기적 성장 증대를 목표로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IMF는 아태 지역의 예상되는 성장률 감소를 고려해 거시경제 정책은 기존 재정·통화 정책 여력을 사용해 내수를 원활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재정정책은 이것이 필요하고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에서 내수를 지원해야 한다"며 한국과 태국을 언급, 적극적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IMF는 통화정책과 관련, 지역 상황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성장이 둔화하는 곳에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며 한국과 인도, 필리핀, 태국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책과 관련해서는 높은 가계 부채가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성에 잠재적 위험을 수반하는 국가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적절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당 국가는 호주,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뉴질랜드가 언급됐다.
아울러 구조적 정책의 경우 한국과 일본, 태국 등이 노동력 공급을 촉진하는 정책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남아시아는 인적 자본 고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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