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런트 바이올러지'에 돼지꼬리원숭이 추적 연구 논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에 사는 돼지꼬리 원숭이(pig-tailed macaques)들이 닷새에 한 마리꼴로 쥐를 자주 잡아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CNN과 가디언 등은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말레이시아 과학대학(USM)과 독일 라이프치히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러지'에 발표한 논문을 23일 소개했다.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작년 9월까지 말레이시아 페락주 산림보호구역 주변 팜나무 농장의 돼지꼬리원숭이를 추적했다.
돼지꼬리원숭이 무리는 평균 44마리로 구성됐다.
이들은 하루 평균 3시간씩 농장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구했고, 무리별로 연간 12.4t의 팜나무 열매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얼핏 많은 양으로 보이지만 해당 농장의 팜나무 열매 생산량의 0.56%에 불과하며, 쥐로 인한 피해율 10%보다 최대 17배 낮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돼지꼬리원숭이 무리별로 연평균 3천 마리의 쥐를 잡아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숭이 한 마리당 연간 약 70마리의 쥐를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원숭이들은 낮에 쥐들이 숨어 지내는 팜나무 구멍을 찾아내 사냥했다.
논문 저자인 나딘 루퍼트 말레이시아 과학대학 연구원은 "돼지꼬리원숭이들이 쥐를 잡아먹는 것을 처음 봤을 때 매우 놀랐다"며 "원숭이는 주로 과일을 섭취하고, 가끔 새나 도마뱀 정도만 먹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원숭이는 팜나무 농장에 피해를 주는 동물로 인식됐는데, 연구 결과 오히려 쥐의 개체 수를 줄여 더 큰 피해를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안자 위디그 라이프치히대 연구원은 "연구 결과에 따라 팜나무 농장 주인들이 앞으로 원숭이들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발표한 논문 제목은 '원숭이가 해충 방제용으로 이용되면 팜 농장의 친환경 재배에 기여할 수 있다'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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