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므누신·콘웨이와 논의한 바 없다"…멀베이니 거취 언급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백악관 이인자'인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등 '구체적 인물'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미국 민주당 탄핵 추진의 소재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친(親)트럼프 진영' 내에서 고개를 들던 차에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가 민주당에 대한 수사 압박 차원이었다는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내몬 게 결정적 발단이 됐다.
멀베이니 대행은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된 트럼프 대통령 본인 소유 골프 리조트에서 내년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과 관련, 지난 20일에는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이 접객 사업에 종사한다고 여긴다"는 발언으로 또한번 구설수에 휘말렸다.
멀베이니 대행의 '불안한 거취'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주간 비서실장 교체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만지작 거려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한 달 전에 방 안을 한가득 메운 참모들 앞에서 므누신 장관에게 '당신은 좋은 아이디어들을 갖고 있다. 내 비서실장이 되지 그러냐'고 대놓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리델 백악관 정책조정 담당 부비서실장에게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다른 참모진들에게 콘웨이 선임고문이 좋은 비서실장이 될 것 같은지를 물어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 '충성파'로 꼽히는 므누신 장관은 그가 재무장관직을 그만둘 경우 시장 불안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 새로운 비서실장 후보로 공식적으로 고려되지는 않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매슈 휘터커 전 법무장관 대행, 멀베이니 대행 인선 당시 유력한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정치 전문가 웨인 버먼 등을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해당 보도를 트윗에 첨부한 뒤 "틀렸다. 켈리엔 콘웨이나 스티븐 므누신과 이 문제를 결코 논의해본 적이 없다"며 "그저 또 하나의 가짜뉴스!"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멀베이니 대행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도 멀베이니 대행이 직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참모를 인용해 "대통령의 침묵은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보도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지난 연말 퇴진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으로 임명됐으나 아직 '대행'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태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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