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위기감 토로…"배터리 문제 아니지만 담당사업서 문제 생겨 죄송"
(울산=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SDI[006400] 전영현 대표이사(사장)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적용한 '특수 소화시스템'과 관련해 "이제 만에 하나 불이 나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고 거의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 사장은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열린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회에 직접 참석해 전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 사장은 먼저 잇따르는 ESS 화재와 관련해 배터리 제조 업체로서 도의적인 유감을 표했다.
그는 "배터리 제조업체로서 국내 산업 생태계를 일으켜 세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저희 희망이었고 실제로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굉장히 높다"며 "그러나 작년부터 예상치 못한 화재 사고가 나면서 사업을 맡은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문제이든, 배터리 문제이든 담당하는 사업에서 문제가 야기됐다"는 점에 유감을 표명하며 "특수 소화시스템 조치가 됐다면 앞선 화재들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2년여 간 ESS 설비에서 발생한 화재 총 27건 중 9건의 배터리 제조사가 삼성SDI다. 정부가 종합 대책을 발표한 6월까지 8건, 6월 이후 최근 발생한 추가 화재 4건 중 1건(8월 말 평창)의 배터리가 삼성SDI다.
전 사장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최근 1건을 제외한 이전 8건에 대한 분석 결과, 자사 배터리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3건은 설치 과정에서 부주의·결함, 5건은 설비 과전압 등 외부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현재 전 사이트 배터리에 ▲ 배터리 운송·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하는 센서 ▲ ESS 설치·시공상태 감리 강화, 시공업체 정기 교육 ▲ 배터리 상태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3단계 안전장치를 적용한 상태다. 여기에 이날 시연한 특수 소화시스템을 새로운 고강도 안전대책으로 내놨다.
예컨대 충격 센서는 운송·설치 과정에서 배터리 셀에 문제가 생기면 작업자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알린다. 문제가 된 셀을 교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 요인으로 배터리 셀에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을 자동으로 정지시키기 위해 전압·전류, 온도 등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전 사장은 "인위적·외부적 어떤 충격이 오거나 시스템 설치 과정에서 오류가 있어도 잡아내는 안전장치가 다 돼 있다"며 "특수 소화시스템까지 더해 이제 어떤 조건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거의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우리 배터리에 문제가 있어서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상기하면서 "안전성 개선 노력을 시장에 보여드리고 신뢰를 회복해 다시 한번 글로벌 리딩 업체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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