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4%로 둔화…연 2% 성장 '빨간불'(종합)

입력 2019-10-24 11:25  

3분기 경제성장률 0.4%로 둔화…연 2% 성장 '빨간불'(종합)
재정지출 빈자리 민간이 못 메워…다만 "수출 감소폭 줄어 희망적"
이주열 "올해 2% 성장 쉽진 않지만 여러 변수 있어 지켜볼 필요"
연 2% 밑돌면 금융위기후 10년 만에 처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정수연 기자 =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둔화했다. 연간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증가했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잠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둘 사이의 오차는 보통 0.1%포인트 안팎이다.
3분기 민간소비는 0.1% 증가했다. 증가세가 2분기(0.7% 증가)보다 크게 둔화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는 늘었지만 일본여행을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국외소비)과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는 줄었다.
정부소비는 1.2% 증가했다.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증가폭이 급등한 2분기(2.2% 증가)에 비해선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고3 무상교육으로 교육비 일부가 GDP 내에서 민간 소비가 정부 소비로 이전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5.2% 감소, 2분기(1.4% 증가)의 증가세에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덕에 0.5% 증가했지만 2분기(3.2% 증가)보다 회복세가 부진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는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2분기(2.0% 증가)에 비해선 회복세를 보였다. 수입은 0.9%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2.1%, 농립어업이 1.4%, 서비스업은 0.4% 성장했다. 건설업은 -4.0%로 나타났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2.3% 감소했다. 선선한 날씨로 소비자들이 에어컨 사용을 줄였고, 제조업 경기둔화로 산업용 전기 소비도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0.5∼0.6% 성장을 예상했다.
그 배경으로는 미약한 민간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전기 대비로는 반감한 점이 꼽힌다.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낮아졌다. 2분기가 1분기(-0.6%포인트) 대비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분기(1.8%포인트)와 3분기(1.6%포인트)가 비슷한 수준이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돌아섰다. '플러스 전환'은 긍정적이지만, 재정지출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기여도 중 내수는 별로 안 좋지만, 수출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든 게 희망적"이라며 "물량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다"라고 말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3%포인트로 지난해 3분기(2.0%포인트) 이후 1년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따지면 3분기 성장률은 0.39%로, 4분기에 0.97%가 나와야 연간 2%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겠지만, 4분기에는 정부의 재정 노력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여튼 좀 우려하는 바다"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연간 2% 성장률은 불가능해졌다. 1.9%도 어려워보인다"며 "3분기 0.4%는 기업으로 치면 '어닝 쇼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1960년대 산업화가 본격화한 이후 우리나라 성장률이 2%를 밑돈 적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뿐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GDP 성장률보다 낮은 0.1% 증가를 기록했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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