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비어있던 전통시장 내 건물 2층에 10번째 개점
젊은층 유치 위한 공간도 마련…삼척시, 의무휴업일 변경
(삼척=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상권을 둘러싸고 대립해오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 모델'로 제시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24일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에 10번째 매장을 냈다.
이번 매장은 강원도, 삼척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인 이마트가 전통 시장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손을 잡은 사례여서 의미를 더 해주고 있다.
한때 번성했던 삼척 중앙시장은 탄광 산업 쇠퇴와 소비 패턴 변화로 550여개 매장 중 167개소가 20여년간 비어있을 만큼 침체해 있었다.
삼척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려던 중 강원도를 통해 이마트 상생스토어를 접하게 됐다.
이후 삼척시와 시장 상인회는 경북 구미와 충남 당진, 경기 안성에 이미 자리 잡은 상생스토어를 직접 찾아본 뒤 이마트와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20여년간 비어 있던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312㎡(약95평) 규모로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야채나 과일은 팔지 않는다.
젊은 층을 유치하기 위해 상생스토어 옆에 125㎡(약38평) 규모의 '&라운지'를 마련했다.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휴식도 취하고 책도 읽을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으로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이 기증한 책 3천권이 비치됐다.
같은 층에는 삼척시에서 아이들을 위해 조성한 'SOS통통센터'도 문을 연다.
SOS통통센터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장난감 도서관, 키즈라이브러리가 들어선다.
시장 2∼3층에는 청년몰도 들어선다.
삼척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내 다른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매월 2·4주 수요일에는 영업하는 대신 1·3주 수요일에 쉬도록 의무휴업일을 변경했다.
또 시장 건물에 승강기를 신설하고 주차 공간을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청년몰에는 임차료와 인테리어비도 지원한다.
2016년 8월 충남 당진어시장에 처음 문을 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그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경쟁이 아닌 협업을 모색하는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당진어시장의 경우 상생스토어의 개점 후 주차장 이용 건수가 해마다 50% 이상 증가하는 등 고객 유치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강원도 동해시 남부 재래시장의 경우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0∼500명 늘기도 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 9개 상생스토어의 연령대별 매출에서는 30∼40대 고객 비중이 60% 안팎을 차지했다.
이마트는 이달 31일 대전 산성 뿌리시장에 11호점을 여는 등 앞으로도 상생스토어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마트 피범희 노브랜드 상무는 "전통시장과의 상생 노력이 지자체와의 협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척 중앙시장 정종광 상인회장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을 통해 삼척 중앙시장을 삼척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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