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10개월 만에 교체…카슈끄지 살해사건 등에 대한 비판 고려한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3일(현지시간) 밤 칙령으로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를 신임 외무장관에 임명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 사우디 외무장관인 이브라힘 알아사프는 약 10개월 만에 교체돼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살 신임 외무장관은 그동안 독일 주재 사우디 대사로 활동해왔고 과거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또 국방산업 분야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사우디 정부의 외무장관 교체는 서방국가 등을 겨냥해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알자지라방송은 "그(파이살 왕자)의 임명은 사우디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과 예멘 내 장기 전쟁에 대한 정밀조사로 위기를 맞은 뒤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던 재미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총영사관에 서류를 발급받으러 갔다가 살해됐다.
사우디에서 온 현장팀 10여명이 카슈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으며 사건의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방국가의 비판에 직면한 사우디 정부와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장팀이 왕세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카슈끄지를 살해했다고 주장한다.
또 사우디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예멘 내전에서 아랍동맹군을 결성해 예멘 정부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는 예멘 공습으로 많은 민간인을 숨지게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전쟁범죄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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