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재개 반대 의견에 "토론의 일부분"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이달 말로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4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하방위험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충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기 마지막으로 ECB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말했다며 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정학적 위험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흥시장의 불안정성 등을 들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12일 통화정책에서 경기부양 패키지 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반대한 것과 관련, "토론의 일부분"이라며 통화정책 토론 시 언제나 다른 의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지난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기존 -0.4%에서 -0.5%로 인하했고, 지난해 말 종료했던 순자산매입을 월 200억 유로 수준으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드라기 총재는 후임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상대로 충고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충고도 필요 없다"면서 "그는 해야 할 일을 완벽히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럽연합(EU)이 재정 위기에 빠져있던 2011년 11월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에 이어 8년간 유럽 통화 당국의 사령탑을 맡았다.
드라기의 취임 이후 유로존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고 투자자들은 다시 유럽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재정위기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며 드라기 총재를 201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드라기 총재는 장기대출(LTRO)에 이어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해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채권 매입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을 도입했다.
TLTRO는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주택담보대출 제외)을 더 많이 하는 은행에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그는 시중 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하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를 처음으로 마이너스(-)대로 낮췄다.
그러나, ECB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한참 밑돌자, 지난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부양 패키지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에서 반발하는 등 드라기 총재의 임기 말에 ECB에서 파열음이 나기도 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