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권 시장개방 거부하면 회원 자격 정지 추진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좌파정권 재등장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잇달아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특히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운영과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 등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앞으로 상당한 마찰을 예고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르헨티나에 좌파정권이 다시 등장하면 메르코수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좌파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와 러닝메이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를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차기 정권이 시장개방 노력을 방해하면 메르코수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파라과이·우루과이 정부와 협의해 모종의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파라과이·우루과이 정부와 공조해 아르헨티나의 회원 자격 정지를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이 메르코수르 탈퇴라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의 관세 인하 방침에 동의하지 않으면 블록을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앞으로 4년간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은 파라과이·우루과이와 1만여 개 품목 가운데 최소한 80%에 대해 관세의 점진적 인하에 합의했으나 아르헨티나와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아르헨티나 좌파정권이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는 상황을 전제로 메르코수르 탈퇴 가능성을 흘렸다.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데스 후보는 메르코수르-EU FTA 체결 합의가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다며 합의 수정을 주장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한편, 27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페르난데스 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달 후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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