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홍 부총리는 "농업인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추가 검토하고, 향후 WTO 협상에서는 쌀 같은 농업의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남기 부총리,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의 일문일답.
-- 오늘 결정 배경과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 개도국 특혜는 그동안 WTO 개혁 논의가 이뤄지면서 아주 핵심적인 사안 중의 하나였다. 정부의 이번 의사 결정에는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위상이 더는 개도국 특혜를 견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여러 나라에서도 앞으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우리의 대응 여력 등도 같이 고려했다.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 협상에서 개도국으로서의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그런 틀에서 의사 결정했다.
-- 농업계 반발이 클 텐데 어떻게 설득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인가.
▲ 정부는 농업의 생산성,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예산 투자를 포함해 경쟁력 강화 대책을 지속해 왔다. 이번 결정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견지해 온 농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강화할 것이다. 그간 대화에서 농업인들이 요구하신 몇 가지 사항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가 검토하겠다. 농업인의 소득·경영 안정 지원, 국내 농산물 수요 기반 확대와 수급조절 기능 강화, 청년 ·후계농 육성 등 정부 대책에 더해 농업계와 협의하겠다. 가장 관심이 큰 건 공익형 직불제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공익형 직불제가 도입된다는 전제하에 2조2천억원의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을 했다. 정부는 국회 예산 심의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 특혜를 주장하지 않으면서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유연성을 협상할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뜻인가.
▲ 앞으로 있을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우리가 지닌 특혜는 그대로 유지된다. 앞으로 농업 협상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다. 향후 협상이 이뤄지면 쌀과 같은 농업의 민감 분야는 유연성을 갖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제하에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김현수) WTO는 150개국 이상의 회원국들이 있는 다자협의체로, 컨센서스(합의)가 주 결정방식이다. 따라서 각국의 민감한 품목·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장을 할 수 있다. 쌀 같은 민감 품목은 최대한 우리 상황을 반영한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농업 예산은 향후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 사실 여러 측면 때문에 그동안 농업 예산이 많이 늘어나지 못했지만, 내년 농업예산은 15조3천억원을 편성해서 국회에 제출했다. 지방 분권에 따라 지방으로 이양하는 농업 사업들까지 포함하면 4.4% 이상의 농업지원이 확보됐다. 공익형 직불제를 포함해서 국회에 제출된 농업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있을 텐데, 국회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대응해 나가겠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정 범주에 다 해당하는 나라들은 개도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WTO 개혁 방안에 정부는 찬성하나.
▲ 이번 결정은 찬성, 반대 여부와 관계없이 WTO 개혁 논의사항 중의 핵심적인 사항 가운데 하나다. 개도국 특혜를 더 주장하지 않을지, 견지할지를 두고 국익 차원에서 판단했다.
-- 조만간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자동차 232조'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이를 피하기 위한 것과 이번 결정이 관련된 건가.
▲ 둘은 별개 사안이다. 전체적인 틀에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농업의 다른 특정 품목과 연계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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