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양당 초당적 지지받아 통과 유력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상원의원이 미국 기업들의 홍콩에 대한 시위진압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제프 머클리 미국 상원의원(오리건, 민주)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홍콩에 대해 최루 가스, 최루액 분사기, 진압봉, 고무탄과 같은 시위 진압용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법안은 마샤 블랙번(테네시,공화당), 릭 스콧(플로리다, 공화), 커스텐 길리브랜드(뉴욕, 민주) 등 공화, 민주 양당의 의원들로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상원에서 통과가 유력시된다.
블랙번 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미국의 장비가 홍콩 경찰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머클리 상원의원도 "미국은 민주적 시위에 대한 홍콩 경찰의 폭력에 대해 연루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머클리 상원의원의 관련 법안 발의는 지난주 미국 하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등 3건의 홍콩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15일 3건의 홍콩 관련 법안을 만장일치 구두표결(voice vote)로 통과시켰다.
3개의 홍콩 관련법안 중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평가해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관세나 투자, 무역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두 번째 법안에는 중국의 홍콩 자치권 침해를 규탄하고 홍콩 시민의 시위권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 법안에는 홍콩 인권 문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고무탄과 최루탄 등 시위 진압 장비의 대(對)홍콩 수출을 금지토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 지부가 지난 7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미국의 기업들로부터 시위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시민의 시위가 다섯달 째 이어지고 시위가 과격양상을 띠면서 홍콩의 시위대와 경찰 수백명이 다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9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발하면서 시작된 홍콩의 시위사태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법안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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