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생산능력 내년 말 100GWh까지 확대…해외 거점 증설 추진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 "경쟁자가 비합법적 방식 불사하며 따라해"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LG화학[051910]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의 영향으로 올해 ESS 국내 매출이 사실상 전무(全無)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캐파)을 내년 말 기준 100기가와트아워(GWh)로 전망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LG화학은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ESS 매출은 국내에서 거의 없을 것"이라며 "3분기까지 거의 없었고, 4분기에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ESS 매출은 전부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ESS 매출이 전년보다 50%, 내년에도 올해보다 30 ∼40% 성장할 것으로 LG화학은 예상했다.
LG화학은 "국내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ESS 화재 원인 규명과 방지대책에 따라 변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ESS 설비 화재 총 27건 중 17건의 배터리 제조사가 LG화학이다. 2017년 8월부터 정부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6월까지 14건, 6월 이후 최근까지 추가로 발생한 3건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1일 화재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 ESS 배터리는 LG화학 국내공장 생산 제품으로는 첫 사례다.
앞선 화재들은 중국 난징(南京) 공장에서 2017년부터 4분기 동안 생산한 초기 물량들이었으나, 난징공장이 아닌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관련 화재가 이번에 발생한 것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주요 OEM 전기차 생산 라인 확대에 맞춰 매년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매출을 약 10조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 캐파(생산능력)는 70GWh, 내년 말에는 100GWh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캐파를 계속 증설하고 있다"며 내년에 폴란드, 중국을 중심으로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 수요에 맞춰 캐파를 확대하기 위해 자체 투자 뿐 아니라 고객사와의 협업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JV 설립을 통한 가장 큰 기대 효과는 OEM 고객들에게 맞춤형 가치를 제공하고, 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가 법적 분쟁도 시사했다.
LG화학은 "빠르게 발전하는 배터리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인 당사를 상대로 경쟁자들이 비합법적 방식을 불사하면서까지 어떤 형태로든 당사를 따라하는 상황"이라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여러 법적 분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자사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소송 관련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을 만한 문서를 제출하지 않아 ITC로부터 포렌식 조사 명령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제기하고 LG화학도 맞제기 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서도 "2차 전지 관련 특허가 당사는 1만6천여건, 상대방은 1천여건으로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수치"라며 "특허소송은 특허권이 많은 측이 적은 측을 상대로 제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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