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이광철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5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 미군 병력과 장갑차를 더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병력 재배치를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미국은 지금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 데이르에즈조르에서 병력을 강화하고 IS가 유전지대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부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무장 보병을 수송하는 브래들리 전투차나 탱크가 포함된 기계화부대를 언급했지만, 해당 지역에 현재 병력이 얼마나 배치돼 있는지, 혹은 추가로 배치될 병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 미국 관리는 시리아 동부에는 탱크도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에스퍼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시리아 정책에서 또 한 번의 입장 변화라고 평가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 1천여 명의 전원 철수를 명령했으나, 역풍이 일자 병력 200∼300명을 시리아 남부 기지에 잔류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석유를 확보했고, 따라서 소수의 미군이 석유를 보유한 지역에 남을 것", "되살아난 IS에게 결코 (시리아) 유전이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시리아 유전지대 보호 필요성을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의 대(對) 시리아 전략에 관한 질문에 미군의 임무는 언제나 IS의 재기를 막는 것이었다며 "그 임무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IS가 유전을 차지하게 된다면 무기 조달, 전투원 고용 등 IS가 무슨 일이든 하게 되는 수단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IS를 퇴치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날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 와중에 감옥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IS 조직원 100명가량을 터키가 다시 붙잡았다고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이 말했다고 전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