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성통증·다발성경화증 환자 3천명 대상 대마 임상시험 방안 하원 의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가 기존의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만성 통증 환자 등을 상대로 의료용 대마(마리화나)의 임상시험을 국고로 진행하기로 했다.
프랑스 하원은 25일(현지시간) 만성 통증, 암, 다발성경화증, 간질 등의 질병을 앓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마의 임상시험을 2년간 허용하는 내용의 사회보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인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올리비에 베랑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향후 2년간 3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고를 투입해 대마가 얼마나 병증을 완화할 수 있는지를 임상시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프랑스 의약품안전청(ANSM)은 이미 지난 7월 대마의 임상시험을 승인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대마의 임상시험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음에 따라 내년 1분기부터 전국 주요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상자로 선정된 환자들은 오일, 캡슐, 액상, 흡입제 등의 형태로 마리화나를 복용하게 되며 궐련 형태의 대마 흡입은 임상시험 목적이라고 해도 허용되지 않는다.
유럽에서 의료 목적의 대마 처방을 합법화한 나라는 총 17개국이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대마 규제가 엄격한 편이지만 조금씩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는 대마 흡연자를 적발하면 기소하지 않고 즉석에서 경찰관이 200유로(2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그전까지 대마를 흡입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최대 3천750 유로(470만원 상당)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마를 피우다가 잡혀도 실제로 기소돼 실형까지 받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법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프랑스 정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후 규제 간소화 차원에서 작년에 법을 개정했다.
프랑스는 유럽 대륙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대마초 흡연을 규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마 흡연자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프랑스에서 매일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은 70만명가량으로 파악된다. 국민 6천700만명 중 1천700만명이 평생에 한 번 이상 대마초를 피운 적이 있다는 통계(2014년 기준)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대마의 완전 허용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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