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괴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는…점조직식 명맥 이을 듯

입력 2019-10-27 22:44   수정 2019-10-28 07:47

IS 수괴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는…점조직식 명맥 이을 듯
IS 홍보매체 아마크 8월 "압둘라 카르다시 후계자 지목"
IS 사실상 소멸했으나 이라크·시리아서 부활 우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공격에 사망했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함으로써 이 조직의 후계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IS의 핵심부에 대한 연구와 보도는 매우 혼재된 상황이어서 알바그다디를 이어 이 조직을 이끌 후계자를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정확도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다만, IS 관련 정보를 가장 근접하게 전달하는 이 조직의 홍보매체인 알아마크는 올해 8월 알바그다디가 압둘라 카르다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알바그다디의 사망 뒤 조직의 지도부가 혼란에 빠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이 보도가 그나마 유력한 단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전망된 인물은 전투 중 대부분 사망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카르다시는 투르크족 출신의 이라크인으로, 이라크 북부 모술 북쪽 국경도시 탈아파르가 고향이라고 보도한 적 있다.
알바그다디와 마찬가지로 2003년 미군의 이라크 내 수감 시설에 구금된 경력이 있다고 미국 정보기관은 파악한다.
IS에 가담하기 전 알카에다의 종교 조직에 몸담았으며 2014년 6월 IS가 모술을 점령하자 알카에다에서 발을 빼고 알바그다디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중동 언론은 보도했다.
알바그다디의 사망 뒤 IS가 후계를 정하고 지도부를 재정비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국제 테러조직으로서 세력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를 잃은 데다 조직이 전성기를 누리던 2014∼2016년과 같이 유전지대를 장악, 다른 테러조직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정부가 2017년 12월 IS와 전쟁에서 승전했다고 규정하고, 이후 시리아의 IS 근거지를 시리아 정부군과 미국이 지원하는 무장조직이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3월 IS가 참칭한 '칼리프 제국'이 소멸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 IS의 잔당이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북부에서 간간이 테러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한때 정규전을 방불케 한 전투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직의 전력이 크게 위축된 셈이다.
오사마 빈 라덴(2011년 5월)이 사살된 뒤 알카에다가 중동의 극단주의 무장조직 사이에서 권위를 상실하고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IS에 주도권이 넘어간 것처럼 IS의 상징적 인물인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조직의 와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알바그다디가 마지막으로 등장해 테러를 선동한 올해 4월 이후 IS의 이름을 내세운 테러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만큼 그의 사망이 종교적 극단주의자에게 어느 정도 파급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IS가 인터넷을 통해 계속 이슬람 극단주의를 유포하고 테러를 선동하는 만큼 IS가 직접 지령하지 않아도 자생적인 테러가 벌어질 위험은 상존한다.
2011년 빈 라덴의 사망 뒤 점조직처럼 '명맥'을 이어간 이라크와 시리아의 무장조직이 알바그다디라는 '지도자'의 등장으로 IS로 규합된 것처럼 구심점만 생긴다면 IS를 잇는 대형 테러조직이 부활할 수도 있다.
특히 종파간 갈등이 빈번한 이라크와 시리아가 IS의 소멸 이후에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가 언제든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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