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2004년 부카캠프 구금 당시 지문 등 생체 정보 파악해 보관"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미군의 공습으로 궁지에 몰리자 자폭으로 숨을 거둔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신원을 미군이 재빨리 확인할 수 있던 배경에는 최신 DNA 분석 기술과 15년 전 확보한 그의 DNA 정보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를 이끌어온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진행한 DNA 검사로 15분 만에 그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원들이 자살 조끼를 터뜨린 알바그다디의 신원을 확인한 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의 신체 일부나 혈액에서 DNA를 확보해 검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특수부대원들은 돌무더기 밑에 깔려있던 알바그다디의 신체 일부를 회수해 DNA 검사를 했고, 미국 정부가 갖고 있던 그의 DNA 정보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휴대가 가능한 최신 DNA 검사 기계를 사용하면 약 90분 안에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검사 기계 크기도 전자레인지만큼 작아 군용 헬리콥터에 쉽게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알바그다디의 신원을 완전히 확신하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보다 오래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 발표가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뒤 약 12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했다.
미군이 보유한 알바그다디의 DNA 정보는 2004년 2월 그가 이라크와 쿠웨이트 국경 부근에 있는 부카 캠프에 구금돼 있던 시절 확보됐다.
당시 이 캠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발생한 수니파 이슬람 주민들의 내란에 연루된 사람 약 8만명이 수감돼 있었다.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에서 체포돼 이곳으로 이송된 알바그다디는 민간인으로 분류된 뒤 위협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따라 10개월 만에 석방됐다.
미국은 당시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라힘 알바드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알바그다디의 지문과 DNA 샘플뿐만 아니라 키, 몸무게, 흉터의 위치 등 생체정보를 파악했다.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에는 가까운 친척의 DNA와 비교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를 위한 DNA 정보를 알바그다디의 딸이 자발적으로 제공했다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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