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그다디 은신처 옆집 주민 "친해질 기회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6일(현지시간) 미군의 습격으로 숨진 곳은 시리아 북서부의 바리샤라는 작은 마을이다.
AFP통신은 알바그다디가 은신해 있던 이 마을의 주민들은 미군의 작전이 마무리 된 뒤 알바그다디가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자 당혹감을 드러냈다고 27일 보도했다.
간혹 얼굴을 맞대던 이웃이 무차별적인 테러를 진두지휘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IS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바그다디의 은신처 바로 옆집 주민인 아부 아마드(55)는 습격 당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군인들이 총을 쏘고 전투기들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고 AFP에 전했다.
그는 누군가 옆집 주인에게 아랍어로 투항하라고 말한 후 군인들이 집으로 침투했다고 설명했다.
습격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마드는 해당 집 주인이 자신을 알레포에서 온 상인으로만 소개했다고 AFP에 밝혔다.
아마드는 그와 친해지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며, "그 사람과는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집으로 그 사람을 초대했지만 절대 오지 않았다"며, "휴일에도 좋은 관계를 맺어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을 압델 하미드라고 소개한 다른 주민은 총과 폭발 소리가 들리자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공습에 집뿐만 아니라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던 차량도 타격을 입었으며, 집 안에 신원 미상의 시신 6구, 차량 안에는 또 다른 시신 2구가 있었다고 그는 참혹했던 상황을 이야기 했다.
한편, 바리샤는 시리아와 터키가 맞댄 밥알하와 국경지역과 인접해 있지만, 미군 파견 지역에서는 먼 곳이다.
공습을 받은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는 이 마을 가장자리에 있었다.
산악 지역으로, 인구 밀도가 높지 않은 이 마을은 이들립주(州)의 주도 이들립시에서는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대 마을 중 하나인 칼브 로제에서는 동쪽으로 채 5km도 떨어져 있지 않다.
바리샤에선 이들립주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타지역에서 온 난민들이 임시로 거주하고 있다.
거주민 약 7천명 중 상당수는 국제 원조에 의존할 정도로 빈곤한 상태라고 현지 방송 알레포TV는 소개했다.
이 지역은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계승한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HTS)이 명목상으로 통제하고 있지만, IS의 잠복 조직원들과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후라스 알 딘' 등 타 세력도 상존한다고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분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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