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개정 후 20개월 만에 전회…미중 갈등·홍콩 책임론 쟁점
통치 체계·통치 능력 현대화 의제 발표…후계 지목 여부도 변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절대 권력 유지에 분수령이 될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막을 올렸다.
4중 전회는 중국 공산당의 전체적인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로, 시진핑 지도부 집권 2기 반환점을 지나는 시점에 개최돼 집권 전반기 성과 평가와 후반기 중국 당 지도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진핑 지도부 문책론과 더불어 시 주석의 후계 체제마저 선보일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관례에 따라 4중전회 논의 결과를 회의가 끝나는 31일 공개할 예정이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해 2월 3중 전회 이후 20여개월 만으로, 1977년 이후 가장 긴 공백을 두고 개최되는 셈이다.
집권 회기 중 지도부의 정책 방향과 전체적인 로드맵을 공포하는 3중전회가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없애는 헌법개정을 위해 조기에 개최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4중전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서 4중전회 논의 의제로 중국 특색사회주의 제도의 견지와 완비,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의 현대화 등을 꼽았다.
이처럼 이번 의제는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중국 경기 침체와 홍콩 사태 장기화로 인한 중국 위신 실추 등과 맞물리면서 시진핑 지도부 문책론과 지도 체계 재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하는 등 발전 성과 과시에 나섰지만,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마카오 사무를 총괄하는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과 캐리 람 행정 장관이 문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리 람 장관이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날 수도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중국 최고 지도부인 한정 상무위원에 대한 문책은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홍콩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미·중 무역 갈등 또한 1년 반 넘게 지속하면서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6.0%로 곤두박질치는 등 경제 운용 또한 사실상 실패해 내부 지적이 적지 않다.
이는 명목상 경제 운영을 책임지는 리커창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책사로 미·중 무역 협상을 총괄해온 류허(劉鶴) 부총리를 겨냥하는 셈이라 자칫하면 지도부 내분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4중 전회에서는 '중국 통치 체계 현대화'라는 핵심 의제를 내걸어 중국 지도부 체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즉 그간 미뤄뒀던 후계자 선정이 이뤄지거나 정치국 상무위원 수를 대폭 조정하는 등 통치체계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번 회의에서 상무위원 수가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고, 시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돼 오던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당 서기와 후춘화(胡春華)가 신임 상무위원으로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집권 이후 1인 체제를 공고히 해온 시 주석이 후계자 지명을 통해 리더십을 약화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4중 전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집대성한 '모든 사업에 대한 당의 영도 견지를 논함'이란 책자를 만들어 중국 전역에 발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이번 전회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강조를 통해 반대파를 억누르고 오히려 권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이번 회의에서 후계자를 지명한다는 것은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와는 배치되는 결정"이라면서 "그보다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응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등 국가 통치 체제를 손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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