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에 축하 메시지도 없어…"룰라 석방 지지는 브라질 민주주의 모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중동 3개국을 방문 중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이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의 승리로 끝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며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가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앞으로 어떤 노선을 걸을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한 것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제시한 개혁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아르헨티나를 다시 수렁에 빠뜨렸다"고 대선 결과를 혹평했다.
이어 그는 아르헨티나와 외교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겠지만,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면 아르헨티나를 블록에서 축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지난 6월 말 FTA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다며 합의 수정을 주장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을 지지하는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 7월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을 찾아가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했던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룰라 석방'을 촉구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 많은 노동자당(PT) 당원들이 페르난데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갔을 것"이라며 노동자당과 페르난데스 당선인의 관계를 비판하면서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지지하는 것은 브라질 민주주의와 사법제도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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