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단서 개 1천마리·고양이 200마리 넘겨받아 보호하기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유명 관광지였지만 불법 번식과 야생동물 밀거래 의혹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태국의 '호랑이 사원'이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의 안식처로 탈바꿈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9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방콕 서부 깐차나부리주 사이욕 지역 호랑이 사원에서는 지난 주말 유기견·유기묘 보호 시설 기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 시장과 치라끼앗 품사왓 깐차나부리 주지사, 하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6개월 뒤 시설이 완공되면 호랑이 사원은 깐차나부리주 내 동물복지재단에 수용돼 있던 유기견 1천마리와 유기묘 200마리가량을 옮겨와 보호할 예정이다.
개와 고양이 전문 병원도 추후 건립될 예정이다.
관리는 호랑이 사원이 하지만, 운영은 주정부 측에서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잠롱 전 시장은 20여년 전 방콕시장 재임 시 길거리 개들이 광견병 관리를 위해 포획돼 죽임을 당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동물보호소를 운영했고, 이후 동물복지재단이 보호소에서 동물들을 넘겨받아 보호해 왔다.
지난 1994년 깐차나부리에 건립된 '호랑이 사원'은 2001년 호랑이를 비롯해 일부 목숨이 위태로운 야생동물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한때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원으로 알려졌다.
이후 보유 호랑이 수가 늘어나면서 전문 사육시설과 인력을 갖추게 됐고,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사실상의 동물원으로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호랑이 개체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번식 작업이 있었다는 비판 등이 제기되자 태국 당국이 2016년 압수수색에 나서 불법 번식과정에서 태어났다 죽은 것으로 보이는 호랑이 새끼 40마리 등을 발견했다.
이후 사원 내에서 사육되던 호랑이 147마리는 보호구역으로 옮겨졌지만, 절반이 넘는 86마리가 근친 교배 과정에서 발생한 면역 결핍으로 인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최근까지 목숨을 잃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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