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썰렁했던 미래투자이니셔티브 "올해 유력인사 등 6천300여명 참석" 예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29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열린다.
리야드의 최고급 호텔 리츠칼튼에서 열리는 FII는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국제 투자·금융계 인사가 대거 참여해 '사막의 다보스'라고도 불린다.
행사를 주최하는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는 전 세계에서 유력인사 300여명과 대표단 6천여명이 참석한다고 예고했다.
이 행사의 주인공은 사우디의 실세이자 PIF의 회장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다. 그는 2017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에 등장해 석유 의존에 벗어나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비전 2030'의 청사진을 국제무대에서 공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당시 초대형 신도시 네옴, 홍해변 관광 개발 등 보수적인 종교·사회 관습 탓에 사우디가 부진했던 새로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이슬람 율법 적용도 완화하겠다는 개혁 정책을 밝혀 큰 관심을 모았다.
FII는 사우디가 '은둔의 석유왕국'에서 탈피하는 국제적 선언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자칫 FII가 무산될 뻔했다.
행사 4주 전 사우디의 정보팀이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터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았고, FII에 참가하려 했던 서방의 유력 인사가 무더기로 사우디행을 취소해 행사가 급격히 퇴색됐다.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등만이 빈자리를 메웠다.
중동의 젊은 개혁 군주로 부상한 무함마드 왕세자의 위상도 순식간에 비판 언론인을 외교 공관에서 제거하는 잔혹한 철권통치자로 전락했다.
위기에 처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FII의 규모로만 보면 카슈끄지의 '굴레'를 벗어나 2017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블랙스톤, HSBC, 골드만삭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도 릴라이언스, 러시아 국부펀드 RDIF, 래리핑크, 블랙록, 콜로니캐피털, 크레디스위스 등에서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연설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특히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아람코의 투자 가치를 높이는 홍보의 장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투자 업계가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아직 꺼린다면서 FII에 2인자급 인사를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최고경영자가 참석하는 골드만삭스와 HSBC는 아람코 상장의 주관사라면서 FII를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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