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누적 시내 면세점 '비명'…한화 이어 두산도 이탈

입력 2019-10-29 16:56  

적자누적 시내 면세점 '비명'…한화 이어 두산도 이탈
내달 6곳 추가 출점에 면세업계 "출혈 경쟁만 심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지난 4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데 이어 두산도 시내 면세점 철수를 선언하면서 면세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격감하고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커지면서 수익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면세점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하반기 서울, 광주, 인천에 신규 면세 특허 6개를 추가로 내줄 예정이어서 공급과잉과 면세점 간 출혈경쟁으로 이런 사업 포기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은 29일 두산타워 시내면세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자가 특허 만료 이전에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은 4월 한화갤러리아 이후 두 번째다.
두산은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의 어려움을 특허권 반납 이유로 꼽았다.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 매출 7천억원까지 성장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자 결국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시내 면세점은 총 12곳이다.
2015년 6곳에서 두배 이상 늘었지만,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면세점 매출을 지탱하던 중국 단체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겼다.
그 자리를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메우면서 면세점 업계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판매액의 30%가량을 중국 여행업체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등 제살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대형 업체들의 경우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원가를 낮춰 과다한 마케팅 비용에도 수익을 내고 있지만, 중소면세점들의 경우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의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지난 2분기에도 업계 1위인 롯데와 2위인 신라는 각각 700억원 안팎의 영업 수익을 올렸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94억원, SM면세점은 7억3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실적 악화로 한화와 두산 같은 대기업마저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는 내달 중 시내면세점 6개를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다.
대기업 면세점으로 서울에 3개, 인천 1개, 광주 1개를,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으로 충남에 1개를 추가로 내주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면세점 허가가 출혈 경쟁만 과열시킬 것이라며 반기지 않고 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의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이 더 생긴다면 업체 간 경쟁만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면세점 업계에서는 빅3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앞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는 업체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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