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1년앞] ①탄핵정국속 불붙는 선거전…트럼프 재선이냐, 민주 탈환이냐

입력 2019-10-31 10:01   수정 2019-11-02 05:51

[美대선 1년앞] ①탄핵정국속 불붙는 선거전…트럼프 재선이냐, 민주 탈환이냐
내년 2월부터 각당 경선전…7∼8월 후보 확정후 본선 레이스
공화당은 트럼프 '독주' 체제 …민주당 후보 난립속 '2강 1중' 구도
탄핵조사는 트럼프·민주에 양날의 칼…치열한 정책·노선 대결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내년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정치, 경제, 안보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대한 만큼 미 대선은 비단 미국의 지도자를 뽑는 수준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핵심 동맹인 미국의 대선 향배는 북한 비핵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한반도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흐름을 보면 내년 대선 구도는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이냐, 민주당의 정권 탈환이냐로 좁혀질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비롯된 미 하원의 탄핵 추진은 선거전의 본격화 시기와 맞물려 돌아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대선 선거전은 이미 막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하는 시점은 각각 내년 8월과 7월이다. 그러나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대표되는 각 당 후보 선출 과정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연말이 지나면 경선전이 본격화돼 숨 가쁜 선거 일정이 시작된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플로리다 올랜도 대선 출정식을 통해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출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크 샌퍼드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조 월시 전 하원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반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대선 주자 난립 양상이다. 지금까지 무려 26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8명이 중도 하차해 18명의 주자가 남아있다.
민주당이 지난 6월부터 4차례 TV토론을 통해 일종의 '워밍업'을 했다면, 오는 12월 6차 토론부터는 TV토론 진입장벽을 대폭 높여 주자가 5명가량으로 압축되는 진검승부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만 해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최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바이든과 워런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추격하는 '2강 1중' 구도로 변모한 형국이다.
그러나 후보 난립은 파괴력 있는 후보가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일각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미셸 오바마 여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제3의 후보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내년 7∼8월 양당이 후보를 확정하면 그때부터 피 말리는 본선 승부가 시작된다.
미국에서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많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며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과 민주당의 정권탈환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는 예상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더 많지만, 미국 대선의 역동성과 가변성, 앞으로 남은 1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 여론조사만으로 우열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향후 선거전에서 가장 폭발성이 있는 변수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탄핵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로선 탄핵소추안은 민주당이 다수석인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추가로 나올지,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 한다.
탄핵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줄을 쥔 폭발력 있는 사안이지만 반대로 국민적 호응을 받지 못한 채 부결될 경우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내년 대선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노선·정책 대결도 예상된다.
'아웃사이더', '정치적 이단아'로 치부되던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예상을 깬 대선 승리를 거머쥔 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며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무수한 새로운 정책 실행에 나섰다.
국내적으로는 멕시코 국경장벽으로 대표되는 이민정책, 건강보험 정책인 오바마 케어 폐지 추진 등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뒤집는 이른바 'ABO'(Anything but Obama)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외교적으로는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에 회의적 태도를 취하며 고립주의와 불개입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추구, 라이벌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물론 전통적 동맹과의 갈등도 불사하는 마이웨이식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숱한 정치적 논란을 낳았고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샀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비난하며 전통적 질서 회복을 호소하는 전략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구호대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 전략이 통할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트럼프 심판'을 호소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먹힐지는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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