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관심 집중…기밀부대 노출 우려해 군견 이름은 기밀 사항
품종별로 적합한 훈련…스카이다이빙 훈련받는 군견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군 특수부대의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 투입된 군견 한 마리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알바그다디는 마지막 순간 이 군견에 쫓겨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폭탄조끼를 터트려 자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군견은 이때 상처를 입었지만 곧 회복돼 임무에 재투입된 상태라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밀을 해제해 이 군견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군견의 이름은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이 군견의 이름은 기밀 부대와의 관련성 때문에 기밀사항으로 분류돼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이다. 군견의 이름이 공개되면 기밀부대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군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오랜 역사지만, 그 이유를 놓고서는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에 투입된 군견의 품종이 '벨지안 말리노이즈'라며 일부 언론에서는 그 이름이 '코넌'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일부 군견의 이름이 알려진 경우도 있다. 카이로란 이름이 붙은 벨지안 말리노이즈는 2011년 알카에다 수괴인 오사마 빈라덴 공습 때 참여했고, '스터비 병장'이란 이름의 작은 개는 1차대전 기간 미 102보병연대의 붙박이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WP는 빈라덴 사살 때 참여한 '카이로'가 가짜 이름일 수 있다고 봤다.
CNN에 따르면 군견이 문서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부터다. 고대 서적에 보면 기원전 479년 크레스크세스의 그리스 침입 때는 물론 기원전 600년 그리스의 리디아 철기 왕국의 전투에서도 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통상 군견이라고 하면 해외의 전방 작전기지에서 폭탄을 탐지하는 벨지안 말리노이즈를 떠올리지만 이는 군견이 수행하는 임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미 텍사스주에 있는 31훈련대대는 군견의 조달과 훈련, 조련사 양성 등 국방부의 군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 공군의 감독을 받는다.
이 부대 사령관인 매튜 코왈스키는 군견의 역할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왔다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서는 터널견이나 보초견으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사제폭탄이나 사람을 찾아내는 데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군은 군견을 K-9이라고 통칭하는데 국방부의 군견 프로그램에 따라 관리되는 군견은 1천600마리에 못 미친다.
군견의 품종과 주특기는 다양하다. 독일셰퍼드와 벨지안 말리노이즈가 가장 일반적인 품종이며, 품종에 따라 서로 다른 임무와 환경에 적합한 훈련을 받는다.
일례로 탐지가 목적이면 래브라도나 골든 레트리버를 선택할 수 있고, 해군의 잠수함이나 선박처럼 한정된 공간에서는 잭러셀이나 비글처럼 소형 품종의 개를 탐지 전용으로 훈련시킨다.
군견은 탐지와 공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훈련받는데, 심지어 어떤 군견은 낙하산 부대와 함께 스카이다이빙 훈련까지 받는다.
군견의 역할을 사람이나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까. 코왈스키는 "수년간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군견의 작업을 대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군견의 후각은 우리가 개발한 어떤 장비보다 1만배 이상 민감하다. 그래서 폭발물이나 마약을 탐지하는 작업은 결코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군견 프로그램에서 군견은 공식적으로 계급이 없지만 관례적으로 조련사보다 높은 하사관 계급을 받는다고 한다.
코왈스키는 "이는 조련사들이 군견을 존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군견은 장비의 일부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군견의 희생과 영웅주의는 더 큰 관심을 모았는데, 2013년 텍사스 샌안토니오 기지에서는 군견 기념비가 건립되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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