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청문회서 증언…"당시엔 사고 직접 원인인줄 몰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두 번째 여객기 참사가 나기 이전에 시스템에 대한 조종사의 경고를 들었다"라고 증언했다.
일간 USA투데이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뮐렌버그는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두 차례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소프트웨어 결함을 언제 인지했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이같이 답했다.
뮐렌버그는 "2016년 한 시험 조종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지만 구체성이 없었다"면서 "이후 올해 초에 그 메시지에 대해 다시 인지하게 됐는데 그 당시에도 세부 내용은 알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을 안 것은 최근이었다"라고 말했다.
보잉 737 맥스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과 올해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34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 기종은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에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뮐렌버그 CEO가 첫 번째 참사와 두 번째 사고 사이에 시스템 결함에 대해 인지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의원들은 그런데도 신속한 조처를 하지 않은 '안전 불감증'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테드 크루즈(공화) 의원은 "이런 메시지가 오고 갔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정보가 더 일찍 공유되지 않은 건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보잉 737 맥스 사고는 센서 오작동으로 기수가 위쪽으로 들렸을 때 자동으로 이를 내려주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작동된 것이 추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과도 결합돼 있다.
뮐렌버그 CEO는 두 번째 참사 이전에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의 오류가 있다는 점을 통보받았지만, 그 당시에는 그 점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조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뮬렌버그는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족에게 "보잉을 대표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가슴 아픈 애도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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