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함 23개국 中 위구르족 구금 자제 촉구…中 "내정 간섭"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미국을 포함한 23개국이 유엔에서 중국에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교도 억류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하자, 중국 측은 미중 무역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신장 지역에 극단주의 근절과 기술 교육을 위해 '직업교육센터'라는 명칭의 구금시설을 설립해 비난을 받아왔다.
유엔은 이 시설에 최소한 100만명의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가 구금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렌 피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는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23개국을 대표해 19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엔 인권위원회에 중국의 위구르 탄압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제출했다.
피어스 대사는 "우리는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과 중국 전역에서 종교 또는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는 국제적 의무와 약속, 그리고 국내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 23개국은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에 대한 임의 구금을 자제하는 것을 포함"하는 신장 지역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유엔 전문가들의 권고를 시급히 이행하도록 중국에 압력을 가했다.
이에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한편으로는 무역 거래를 하려고 하고, 다른 한편으론 다른 이슈, 특히 인권 이슈를 이용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미국이 유엔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무역협상 이슈의 좋은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미중 협상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간 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수 있도록 문안 작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 행정부의 관리는 APEC 정상회의 때까지 합의가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협정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대사는 중국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이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이든 어디든 인권이 유린당하는 곳이 있다면 우리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여기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쥔 중국대사는 중국에 대한 비난은 근거 없는 것이며 "중국 내정에 대한 중대한 간섭이자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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