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 11월1일부터 터키-러 공동 순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시리아와 터키군이 30일(현지시간) 터키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북동부 라스알아인 부근에서 교전했다고 시리아 국영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통신은 교전에 따른 사상자 규모나 경위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터키가 지원하는 반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 충돌했다는 글과 사진, 동영상이 다수 게시됐다.
앞서 29일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라스알아인 남부에서 시리아와 터키군이 교전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터키가 지원하는 반군을 인용해 이들이 시리아 정부군 병사를 포로로 잡았고, 최근 수일간 양국 정부군의 충돌이 간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달 9일 개시된 터키의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을 공격하면서 시리아군과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가장 우려했던 일이다.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군과 형성한 전선이 시리아 정부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터키,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평화협상을 주도하는 이란과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 이란은 시리아 정부의 최대 후원자다.
이란은 터키의 시리아 북부 공격을 반대하고, 이 곳에 시리아 정부군이 주둔하는 게 최선책이라는 입장이다.
터키와 러시아가 터키 국경에서 시리아 안쪽으로 30㎞까지 이른바 '안전지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영토 침범으로 보는 시리아 정부가 이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하면서 긴장이 고조하던 터였다.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와 시리아의 군사 충돌이 빈번해지고 규모도 커지게 되면 시리아내 안전지대 설치를 주도하고 시리아 정부와도 우호적인 러시아의 중재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미군이 철수한 뒤 터키가 시리아 북부를 공격하자 22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멈추게 하고 쿠르드족이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도록 유도하면서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부쩍 키웠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시리아 북부의 안전지대를 터키와 러시아군이 공동으로 순찰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나가 "(러시아와) 공동 순찰이 금요일(11월 1일)부터 시작된다"라고 연설했다.
터키와 러시아 정상은 지난 22일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 대한 공격을 멈추는 대가로 이곳에 안전지대를 정해 이곳에서 쿠르드족 민병대가 29일 오후까지 모두 철수하고 양국 군대가 함께 순찰해 치안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 안전지대는 유프라테스강 동쪽부터 이라크 국경까지 길이 480㎞, 시리아 안쪽으로 폭 30㎞의 긴 직사각형 모양의 지역이다. 이곳은 쿠르드족이 주로 거주했으나 터키는 시리아 난민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터키와 러시아군이 공동 순찰하는 지역은 터키 국경에서 시리아 쪽으로 10㎞까지로 안전지대 전체는 아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러시아 당국이 안전지대에서 쿠르드족 민병대 3만4천여명이 29일 시한까지 모두 철수했다고 통보한 데 대해 "러시아가 집계한 숫자는 우리의 자료와 다르다"라며 쿠르드족 민병대가 아직 잔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북부에 쿠르드족 민병대가 확인되거나 터키군이 이곳에서 공격받는다면 자체 작전을 수행할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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