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북서쪽에 또 대형산불 발화…시속 130㎞ 강풍 예보(종합)

입력 2019-10-31 02:18   수정 2019-10-31 09:50

美 LA 북서쪽에 또 대형산불 발화…시속 130㎞ 강풍 예보(종합)
시미밸리 인근 대피명령…LA 서부 부촌은 9천명 대피
북부선 대형산불 확산에 제동…150만명 여전히 강제단전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옥철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역이 대형 산불로 신음하는 가운데 3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시미밸리에서 또 다른 대형 산불이 일어나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AP통신과 KABC 등 현지 방송에 따르면 LA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시미밸리에서 이날 동트기 직전 발화한 산불로 로널드 레이건 프레지덴셜 도서관과 인근 주택가에 대피명령이 떨어졌다.
벤추라 카운티 관리들은 산불의 규모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지만, 매우 큰 불이 났다고 현지 방송에 전했다. 시미밸리와 무어파크 주변이 피해 지역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저녁까지 최고 풍속 시속 80마일(128.7㎞)에 이르는 허리케인급 강풍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닥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측정된 풍속으로는 수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로이터]


지금까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샌타크루즈 캠프 사이트에서 55세 노숙인 여성이 사망했고 마데라 카운티에서도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쳐 2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LA 서부 부촌인 벨에어, 브렌트우드 등으로 번진 게티파이어로 주민 9천여 명이 대피했으며, 대피 행렬에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포함됐다.
슈워제네거는 할리우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프리미어 시사회도 취소했다.
게티파이어는 바짝 마른 유칼립투스 나뭇가지가 강풍에 날려 9m 높이의 전력선에 걸리면서 스파크가 일어나 발생한 것으로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파악했다. 전력선 자체에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이건 신의 행위"라며 불가항력적인 발화였음을 시사했다.
LA에 전력을 공급하는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은 30만 가구에 강제단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CE는 지난해 3명이 숨진 울시파이어의 발화 원인이 전력 시설 때문이었다고 인정했다.


북 캘리포니아는 강제 단전 규모가 훨씬 더 광범위하다.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30개 카운티에 걸쳐 150만 명이 강제단전의 영향으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소노마 카운티 등 와인 산지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북부, 시에라 풋힐스 등 북부 내륙 지역이 모두 포함된다. 150만 명 중 약 100만 명은 지난 주말 이후 내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소노마 카운티를 휩쓴 킨케이드 파이어는 불길의 확산에 제동이 걸리는 듯한 모양새다.
피해 면적이 전날의 7만5천500에이커(약 305㎢)에서 7만6천에이커(약 308㎢)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절반이 넘고, 샌프란시스코 시 면적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가옥 86채가 전소하는 등 189채의 건물이 불로 파손됐고 9만여 채가 불길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진화율은 전날의 15%에서 30%로 올라가며 불길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캘파이어) 대변인 스콧 맥린은 주 전체에 걸쳐 진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강제대피 명령을 받은 주민은 현재 15만여 명에 달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전날 북 캘리포니아 대부분과 남 캘리포니아 상당 지역에 적색 경보를 내렸던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일부 지역에 경보를 유지하면서도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에서는 바람이 약화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국립기상청은 그러면서도 바람이 여전히 강하며 위험한 발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불로 소노마 카운티와 주변 지역의 많은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으며, 부모들은 강제단전과 대피 명령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아이들을 돌보느라 애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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