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공격 관련 터키 제재 법안에도 "강력히 규탄"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하원에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사건을 공식 인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30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 행사에 참석해 전날 미 하원이 1915년부터 8년간 오스만제국에 의해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이 죽임을 당한 '종족학살'을 추념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한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의회에서 터키에 대한 비방을 받아들인 것이 유감스럽다"며 결의안 통과는 "우리나라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오스만제국의 후예인 터키는 이 사건이 전쟁 중 벌어진 쌍방 충돌의 결과일 뿐, 오스만제국이 조직적으로 아르메니아인을 겨냥해 학살을 자행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결의안이 최근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침공을 두고 미국에서 터키에 대한 여론이 나빠진 틈을 타 하원에서 통과했다며, 미 의원들에 대해 "기회주의적"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미 하원을 통과한 터키 제재 법안에 대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강력히 규탄하다"며 반발했다.
이 법안은 지난 9일 터키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을 공격한 데 대한 응징 성격으로, 미국 무기 대부분의 터키 수출을 금지하고 터키 측에 군사 장비를 보내는 외국인을 제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터키는 이 지역의 쿠르드 인민수비대(YPG)를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규정하고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 집단인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지지하기 위해 나와 터키를 공격하는 자들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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