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反스페인 집회 뒤 사회당 지지율 ↓ 국민당은 ↑
현 의석 배분과 대동소이한 결과 예상…정부 구성 또 어려움 예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조기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 제1당인 사회노동당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 기류로 타격을 입어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4년 사이 네 번째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페인은 총선 후에도 정국 불안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스페인 최대 일간지인 엘파이스가 내놓은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의 정당 지지율은 27%로, 지난 4월 총선 당시의 28.7%보다 1.7%포인트 낮았다.
반면에, 현재 사회당에 이어 의석수가 두 번째로 많은 중도우파 국민당(PP)의 지지율은 21.6%로, 지난 4월 총선 당시의 17.1%보다 4.5%포인트 올랐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달 10일 총선에서는 사회당이 현재의 의석수에 못 미치는 결과로 과반에 미달하는 제1당이 되고, 국민당은 의석수를 조금 더 늘려 제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의석 배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돼 총선 후에도 정부 구성을 놓고 정파 간에 또다시 지루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사회당은 직전의 제1당이었던 국민당을 누르고 1당 지위를 확보했지만, 과반 의석 획득에는 실패한 탓에 야권을 상대로 오랜 기간 정부 구성 협상을 벌여왔다.
사회당은 특히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를 상대로 공을 들였지만, 각료직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협상이 결국 결렬, 또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번 총선의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근 재점화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 기류다.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 14일 2017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가 투옥된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 9명에게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이들의 석방과 카탈루냐의 독립 승인을 요구하는 시위가 카탈루냐 일원에서 격화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킴 토라가 이끄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런 기류에 따라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우파를 중심으로 한 야권은 총선을 앞두고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정부·여당이 카탈루냐의 독립 요구에 엄정히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면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당의 지지율은 카탈루냐에서 분리독립과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反)스페인 집회가 다시 시작된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타고 있다.
반면에 정부에 분리독립 요구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하는 국민당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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