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선데이' 맥도날드 핼러윈판촉 역풍…아일랜드로부터 뭇매

입력 2019-11-01 10:17  

'블러디선데이' 맥도날드 핼러윈판촉 역풍…아일랜드로부터 뭇매
맥도날드 포르투갈 매장 "역사적 사건 언급할 의도 없었다" 사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아일랜드의 피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블러디 선데이'를 언급한 마케팅을 펼쳤다가 고개를 숙였다.
포르투갈의 맥도날드 매장이 핼러윈을 맞아 '블러디 선데이' 아이스크림을 판촉하다가 아일랜드 국민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자 사과에 나섰다고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러디 선데이'(피의 일요일)는 1972년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영국군이 비무장 가톨릭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일컫는 사건으로, 피로 점철된 아일랜드 현대사를 대표하는 비극으로 꼽힌다.
지난 달 30일 한 아일랜드 트위터 사용자는 포르투갈의 한 맥도날드 지점에 비치돼있던 광고 포스터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올렸다.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라 적힌 포스터는 핼러윈 데이를 맞아 아이스크림의 한 종류인 선데이(sundae)를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빨간색 시럽이 뿌려진 아이스크림 사진이 담겼다.
고대 켈트족의 풍습에서 유래한 핼러윈은 10월 31일 밤 아이들이 괴상한 복장을 하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면서 과자 등을 얻어먹고 즐기는 축제다.
소셜미디어(SNS)에서 해당 광고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맥도날드는 "역사적 사건을 언급할 의도는 없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포르투갈 맥도날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광고로 인해 불쾌하고 고통스러웠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광고는 핼러윈 데이를 기념하기 위한 프로모션의 일환이었을 뿐, 누군가에게 상처나 모욕감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맥도날드 포르투갈은 현재 해당 프로모션을 중단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피의 일요일을 언급한 마케팅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영국 런던의 한 주점은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라는 칵테일을 플라스틱 군인 장난감과 함께 제공했다가 아일랜드 고객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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