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바닥' 찍었나…11개월째 마이너스에 3년여만의 최대 하락

입력 2019-11-01 10:28   수정 2019-11-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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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바닥' 찍었나…11개월째 마이너스에 3년여만의 최대 하락
내달부터 점차 회복 기대…"내년 1분기 플러스 전환할 것"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지난달 한국 수출이 11개월 내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하락 폭마저 3년 9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지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다만 수출액이 올해 3번째로 큰 수준인 데다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음 달부터 점차 회복세를 타다가 내년 1분기에는 긴 마이너스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일본 수출규제가 석 달째 이어진 가운데 일본 수출입 감소 폭은 전월보다 커졌으나 이는 유가 상승과 글로벌 무역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올해 들어 한 번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말 -1.7%로 하락 전환한 이후 11개월간 단 한 차례도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7% 떨어지며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 2016년 1월 -19.6%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32.1%),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직 11, 12월이 남아있긴 하지만, 2016년 -5.9% 이후 3년 만에 연간 기준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지만 한국 수출이 오랜 부진을 털고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도 엿보인다.
지난달 수출액은 467억8천만달러로 올해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10월 수출이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진 데는 지난해 10월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역대 2위 실적을 낸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지난달 선박(25.7%), 컴퓨터(7.7%), 바이오헬스(7.8%), 화장품(9.2%), 농수산식품(3.0%) 등 신(新) 수출성장품목이 호조세를 유지했고, 베트남(0.6%)과 독립국가연합(CIS·24.1%)과 같은 신흥 시장도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시장과 품목의 다변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는 중국, 품목은 반도체로 쏠린 한국 수출의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 중동 등과 바이오헬스, 화장품과 같은 신성장품목으로의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16.9%)과 미국(-8.4%)으로의 수출이 감소하긴 했으나 1∼10월 누적으로는 보면 대미 수출은 2.2%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한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인 반도체도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수출 물량이 4개월 연속 증가해 실적 개선이 가능성을 내비쳤다.
산업부는 미중 스몰딜(부문합의) 가능성, 브렉시트 시한 연기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의 인도 본격화 등이 뒷받침될 경우 내년 1분기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을 내다봤다.
일본의 수출규제 석 달째인 지난달 대일 수출입은 모두 전월보다 감소세가 확대됐다.

수출 감소율은 -6.0%에서 -13.8%, 수입은 -8.6%에서 -23.4% 2배 이상 커졌다.
산업부는 "대일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석유화학 단가 회복 부진 등으로 감소했고 수입 감소는 국내 반도체 투자 조정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및 관련 중간재 수입이 줄어든 데 기인한다"며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등 3개 수출규제 품목(2억2천만달러)이 7∼10월 전체 대일 수입(155억7천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낮고, 현재까지 관련 산업의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7∼9월 누계 기준 한국의 대일 수출 감소율(-4.2%)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 폭(-10.8%)이 더 크게 나타났다"며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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