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美어바인서 현대차와 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ai'의 미국 사무소.
링컨 MKZ를 개조한 이 회사의 자율주행차가 서서히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에 올라탔다.
포니.ai의 3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포니 알파'가 탑재된 이 차의 운전석과 뒷좌석에는 여러 대의 디스플레이 장치가 곳곳에 달려 있었다. 언뜻 보면 검은 바탕에 기하학적인 선들이 엉켜 있는데 이는 이 차에 장착된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와 레이다, 카메라 등의 장치가 읽어 들인 도로 주변 정보가 그림으로 구현된 것이다.
차가 앞으로 나아가자 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주변 풍경도 같이 변화한다. 신호 대기 중인 앞차들이 붉게 표시돼 있어 물어보니 교통신호등 앞에 서 있는 차는 별도로 인식해 그만큼의 공간을 제외하고 그 뒤에 정차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앞이 훤히 트인 도로에서 포니.ai의 자율주행차는 거침없이 달렸다.
센서가 제한속도 표지판을 읽고 이를 시스템에 등록해 자율주행을 한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사람 운전자도 신경 써 운전해야 하는 까다로운 동작도 척척 수행했다.
비보호 좌회전을 해야 하는 지점에서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었지만 차는 바로 출발하지 않았다. 그 대신 반대편에서 직진하는 차량들이 모두 지나간 뒤 좌회전을 했다.
교차로의 왼쪽에서 직진하는 차량이 있는데 우회전으로 합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포니의 자율주행차는 능숙하게 대처했다. 왼쪽 70∼80m 거리에서 달려오는 차량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아 멈췄다가 차가 지나간 뒤 우회전해 차량 흐름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급정차하면서 몇 차례 몸이 앞으로 확 쏠리긴 했지만 안전을 위해 그 정도의 불편한 승차감은 감수할 만했다.
두 개 차선이 하나로 합쳐지는 구간에서도 다른 차량을 피해 매끄럽게 교통 흐름에 합류했다.
포니.ai 관계자는 "포니 알파는 자전거 도로를 피해 운행할 수 있고, 차량·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측해 달린다"고 말했다.
포니.ai는 이달 4일부터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율주행차 승차공유 서비스 '봇라이드'(BotRide)를 시작하기로 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라이다와 레이다, 카메라가 읽은 신호를 결합하는 센서 퓨전→주변 상황 인식→차량·보행자의 다음 행동 예측→주행 계획→차량 제어'에 이르는 자율주행의 전 과정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이를 오류 없이 실행하는 것이 이 회사의 주력 분야다.
'자율주행을 이용한 모빌리티(이동성)를 모든 곳에'를 모토로 2017년 6월부터 프레몬트에서 로보택시 주행 시험을 벌여왔다.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성 지표로 여겨지는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의 MPD(Miles per disengagement)에서 지난해 구글의 웨이모(11,154)와 GM 크루즈(5,205) 등에 이어 5위(1,022)에 올랐다.
MPD는 자율주행차가 달린 거리를 사람이 운전에 개입한 횟수로 나눈 수치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인간 운전자 개입 없이 더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에서도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레드포인트, 에잇 로드 벤처스, 컴캐스트 벤처스, 중국계 펀드 클리어뷰 등이 투자했고, 사모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17억 달러로 평가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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