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주지사 지원유세서 IS 수괴 처단 또 '자랑'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 지원 유세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를 처단한 공로를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시시피주 북동부 투펠로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그(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야만적이고 영혼 없는 괴물이었지만 그의 공포정치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 특수부대가 알바그다디에게 "지옥으로 가는 티켓을 검표해 줬다"면서 "그는 웅크린 채 떨면서 지구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비참하게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알바그다디는 어디 있냐. 내가 원하는 건 그'라고 계속 말해왔다"면서 정작 자신보다 유명해진 건 알바그다디의 도주를 막은 군견 '코난'(Conan)이었다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개인 코난이 나보다 언론의 주목을 더 많이 받았다"면서 "코난은 몇 주 안에 백악관에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지난달 25일 최정예 특공대 '델타포스'를 동원해 시리아에 있는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급습했다.
알바그다디는 자녀 둘을 데리고 땅굴을 통해 빠져나가려 했으나 군견에 쫓겨 탈출이 어렵게 되자 자폭했다. 폭발에 휘말려 다친 코난은 후송돼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런 발언은 알바그다디 처단의 성과를 오는 5일 열리는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에서의 승리로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임기 제한에 걸린 공화당 소속 필 브라이언트 현 주지사의 자리를 놓고 공화당의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주 부지사와 민주당 후보인 짐 후드 미시시피주 법무장관이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분노한 다수"의 미국 유권자가 민주당이 주도하는 탄핵 조사에 맞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은 민주당의 거짓말과 가짜뉴스, 극단주의에 신물이 났다"면서 "(민주당은) 2020년 선거에서 하는 일이 없는 많은 민주당원을 공직에서 쫓아낼 분노한 다수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어쨌든 정직한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어떤 나라의 신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고, 많은 이들이 함께 듣고 있는 것을 아는데 뭔가 부적절한 것을 말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수사하라고 압박한 의혹이 불거져 탄핵 위기에 놓였지만,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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