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가담자 수용 거부하는 유럽국에 경고…터키, 쿠르드 작전으로 상황 악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 내무장관이 자국이 관리하는 유럽국 출신 이슬람국가(IS) 소속원과 그 가족들에 대해 해당 국가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터키는 지난날 9일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민병대 소탕을 위한 '평화의 샘' 작전을 시작한 이후로 쿠르드가 관리하던 이 지역 수용소에서 도주한 IS 소속원들을 체포해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IS 연루자들은 시리아에서 터키로 잠입했다가 체포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dpa 통신 등에 따르면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다에시(IS의 아랍어식 약자)를 위한 호텔이 아니다"며 영국과 네덜란드 등은 자국 출신 IS 조직원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이들의 국적을 박탈해 무국적자로 만드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IS 가담 혐의자들의 국적을 취소하고 터키에 그들의 처리를 맡겨두는 유럽국가들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으며 무책임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잠깐 감옥에 억류하고 있던 IS 소속원들에게 터키가 국적을 부여할 순 없다면서 "우리는 생포된 다에시 소속원들을 그들의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소일루 장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쿠르드 민병대 소탕 작전 이후 생포한 IS 조직원과 그 가족들의 수를 공개하진 않았다.
시리아 북동부를 통제해온 쿠르드족은 앞서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 과정에서 체포하거나 투항해온 '외국인 전사'들을 포함해 IS 조직원과 추종 세력 약 1만2천명을 별도 시설에 수용해 관리해왔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 IS 가담자들을 데려가 처벌하라고 요구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IS 조직원을 본국으로 데려올 경우 테러 위험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을 우려해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억류 IS 소속원 처리 문제는 지난달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자치 지역을 침공하면서 그동안 쿠르드족이 운영해온 IS 조직원 및 추종 세력 수용소 관리가 위험에 처하면서 한층 복잡해졌다.
터키는 작전 과정에서 억류한 일부 IS 조직원들을 한동안은 관리할 수 있지만 계속해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며, 유럽 국가들도 여전히 이들을 받아들이길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소일루 장관의 발언은 최근 2명의 네덜란드 여성이 시리아에서 불법으로 터키로 입국했다가 체포된 사건이 발생한 뒤 나왔다.
IS 소속원들과 결혼해 시리아에서 아이까지 낳은 이 네덜란드 여성들은 최근 자녀들과 함께 터키로 불법 입국해 현지 네덜란드 대사관을 찾아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대사관의 신고로 터키 경찰에 체포됐다.
터키는 이들을 네덜란드로 추방할 예정이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이들의 본국 송환을 막기 위해 국적을 박탈하는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에 대한 러시아 공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일가족 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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