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욕 UFC 경기장 찾았다가 또 관객 야유…일부는 환호

입력 2019-11-03 15:17   수정 2019-11-03 15:54

트럼프, 뉴욕 UFC 경기장 찾았다가 또 관객 야유…일부는 환호
월드시리즈서 '탄핵하라' 야유 들은 지 5일만에 스포츠무대 등장
경기장 밖 '헤드록 걸어라' 시위도…비난 배경엔 플로리다 주소이전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합격투기 UFC 경기장을 찾았다가 거센 야유와 환호를 동시에 받았다.
그는 지난달 말에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경기를 보려다가 관중의 야유에 시달린 바 있다.
3일 일간 가디언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 아들과 함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 마련된 UFC 244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입장을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불끈 쥔 주먹을 머리 위로 흔들어 보였고, 관객들은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소리로 야유를 보냈다.
경기장 바깥에선 '트럼프/펜스 당장 물러나라', '그에게 헤드록을 걸어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민 수십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던 지난달 28일 월드시리즈 경기에서와 달리 이날 UFC 경기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의 수도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트급 케빈 리 선수의 돌려차기를 맞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경기에 복귀하는 그레고르 길레스피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경기에 몰입하면서도 여러 차례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유혈이 낭자한 이종격투기 경기장은 대통령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장소로 보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01년 뉴저지주 애틀랜틱 시티의 옛 트럼프 타지마할 호텔에서 UFC 경기가 열렸을 때부터 UFC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선 어떤 부정적 이야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UFC 경기를 관람한 뉴욕 시민 일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낸 데는 그와 그의 가족이 최근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옮긴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뉴욕이 고향인 트럼프 대통령은 1983년부터 뉴욕 트럼프 타워 58층 펜트하우스에서 생활해 왔고, 그의 사업체 본부도 트럼프 타워에 있으나 올해 9월 말 주소를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겼다.
그는 지난달 말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그런 사실이 드러나자 트위터에 "(뉴욕의) 정치인들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몇몇은 정말 나쁘게 나를 대했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장악한 뉴욕주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여러 건의 수사를 진행해 왔다. 플로리다는 뉴욕보다 세율도 낮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를 경계해 취임 이후에는 뉴욕의 자택을 잘 이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뉴욕을 떠나기 위해선 혹독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할 전망이다. 뉴욕주는 세금회피 등을 목적으로 이주하려는 부유층에 대해 엄격한 회계감사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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