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티나 관계 악화 불가피…교역엔 큰 타격 없을 듯

입력 2019-11-0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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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아르헨티나 관계 악화 불가피…교역엔 큰 타격 없을 듯
전문가들 "실용주의 외교 노선 내세워 접점 찾을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간의 반목으로 양국 관계가 당분간 냉각되더라도 교역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형 미디어 업체 폴랴 그룹이 운영하는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군사독재정권이 종식된 1985년 이래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이 정치적 이념의 차이로 인해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으며 반목하는 게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양국 관계가 당분간 냉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에 빠진 브라질 민주주의'라는 책의 저자인 사회학자 아리엘 골드스테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지키려는 가치는 매우 다르다"면서 "양국 간에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난기류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자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악담을 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도 하지 않았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는 12월 10일 열리는 페르난데스 당선인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양국 간의 외교적 전통을 깨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인종 차별주의자·여성 혐오주의자이자 폭력적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두고 아르헨티나는 물론 중남미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비판까지 제기했다.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석방을 지지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한 자세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측마저 당황하게 했다.
호르헤 파우리에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은 자국 주재 브라질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파우리에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와 차기 정부에 대한 발언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 교역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르헨티나는 중국, 미국, 네덜란드에 이어 브라질의 4위 교역국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은 149억 달러, 수입은 1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이끄는 쌍두마차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양국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서서히 접점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 회사인 컨트롤 리스크의 토마스 파바로 남미 담당 국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가하는 압박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보호주의를 택하면 과감한 조치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바로 국장은 브라질 제조업이 받을 타격을 고려하면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브라질이 메르코수르를 탈퇴할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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