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압박 속 대만 기업·개인 유인책
대만 외교부장 "우린 '일국양제' 필요하지 않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대만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대만인들에게 본토인과 같은 대우를 하는 당근 정책을 또 내놨다.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등 20개 부문은 4일 양안 경제문화 교류 협력 촉진을 위한 26개 조치를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더 많은 대만인이 본토에서 살며 일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이런 조치는 대만의 총통 선거가 불과 2개월 앞으로 나온 상황에서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2월에도 비슷한 31개 조치를 발표했었다. 당시 대만 정부는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라고 일축했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대만 동포"는 해외에서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영사 보호와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외국에서 대만인을 중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거류증이 있는 대만인은 중국에서 주택을 살 때 중국 본토인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대만 운동선수들은 중국에서 축구와 농구, 탁구 등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대만 기업들에 대한 혜택도 많다.
대만 기업이 중요 기술 장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과 표준 제정, 네트워크 건설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대만 업체들은 중국에서 민간 항공과 테마파크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소액 대출업체를 설립할 수 있으며 자금 조달과 수출신용보험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대만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의 대만판공실이 작년에 31개, 올해는 26개 조치를 내놨다"면서 "하지만 우리 대만인은 '일국양제'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당신들 국민에게 자유를 더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몇 달 사이 대만 여행 금지와 금마장(金馬奬) 영화상 시상식 거부 등의 조치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016년 차이 총통 당선 이후 양안 관계의 갈등은 계속 첨예해졌다.
중국은 지난주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도 대만을 향해 '일국양제'를 통한 통일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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