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우라늄 생산량 10배로 증가"…고성능 원심분리기 추가

입력 2019-11-04 22:23  

이란 "농축우라늄 생산량 10배로 증가"…고성능 원심분리기 추가
핵합의서 수량·용도 제한한 IR-6 원심분리기 실제 가동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원자력청은 4일(현지시간) 고성능 원심분리기 가동으로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두 달 전보다 10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은 "오늘 우리는 새로운 IR-6 30기의 가동을 확인했다"라며 "이로써 하루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5㎏까지 달한다"라고 말했다.
두 달 전 이란의 농축우라늄 생산량은 하루 평균 약 450g이었다. 살레히 청장은 농축 우라늄의 농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농도는 4.5%다.
9월 기준 이란이 가동한 IR-6가 30기 정도였던 만큼 현재 모두 60기의 IR-6형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인 셈이다.
IR-6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허용한 원심분리기 초기모델인 IR-1보다 농축 속도가 10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살레히 청장은 또 IR-1보다 50배 농축 속도가 빠른 원심분리기 IR-9 모델도 원형을 제작해 실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IR-1형 6천104기다.
IR-4, IR-6형 등 IR-1형보다 성능이 좋은 원심분리기는 우라늄을 실제 농축하지는 못하고 시험용으로만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핵합의를 보면 IR-4형은 2026년까지 1기만 기계적으로 가동할 수 있고 캐스케이드(다단계로 연결한 형태) 구성은 10기만 가능하다. IR-6형은 2024년 7월부터 1기의 기계적 가동과 30기까지 캐스케이드 구성을 시험할 수 있다.
발전, 핵무기 등에 필요한 U-235(원자량이 235인 우라늄)를 U-238과 분리해 우라늄을 농축하려면 원심분리기 여러 개를 병렬로 연결해 1개 단계를 구성하고, 이 단일 단계를 직렬로 10∼20단계 이은 캐스케이드를 구성해 가동해야 한다.
배열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원심분리기 60기로는 5∼6단계 정도의 캐스케이드를 구성할 수 있다.
이들 고성능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할 수 있으나 이들 설비에서 생산된 우라늄은 저장할 수 없고 희석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대한 대응으로 9월 6일 핵합의에서 제한한 고성능 원심분리기 IR-4, IR-6에 육불화우라늄을 주입해 실제 농축 활동을 개시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지 1년이 된 5월 8일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1단계 조처로 농축 우라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 육불화 우라늄 기준 300㎏)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했다.
1단계 조처 이후 60일이 지난 7월 7일에는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을 농도 상한(3.67%) 이상으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4.5%까지 농축도를 올렸다.
IAEA는 8월 30일 낸 보고서에서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241.6㎏(육불화 우라늄 환산 357.4㎏)으로 한도량을 약 39㎏ 초과했고 농도는 4.5%로 유지했다는 분기 보고서를 냈다.
이란은 9월 6일 핵합의에서 제한한 원심분리기 관련 연구개발 조항을 지키지 않는 3단계 조처를 개시하면서 60일 뒤에도 유럽이 핵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4단계 감축 조처를 이행한다고 예고했다.
살레히 청장이 이날 발표한 IR-6형 30기 추가가 4단계 조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4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틀 안에 4단계 핵합의 이행 감축 조처를 발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란은 유럽과 핵합의를 유지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이란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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