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으로 보수당 후보와 맞서느니 의원직 관둘 것"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필립 해먼드 영국 전 재무장관이 오는 12월 12일(현지시간) 예정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 BBC 방송이 5일 보도했다.
해먼드 전 장관은 직전 테리사 메이 내각에서 '넘버 2'인 재무장관을 3년간 맡아왔다.
지난 7월 보리스 존슨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재무장관직을 사퇴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당시에는 외무장관과 국방장관, 교통장관 등을 맡은 보수당의 핵심 정치인 중 한 명이다.
해먼드는 그러나 지난달 브렉시트와 관련해 당론에 반해 투표했다는 이유로 다른 20명의 보수당 의원과 함께 출당됐다.
존슨 총리는 최근 이중 10명을 당으로 복귀시켰지만 해먼드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먼드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당 후보와 경쟁하기보다는 의원직을 그만두려고 한다"면서 "45년간 보수당원으로 활동했는데 이같은 입장에 처하게 돼 슬프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봉사한 보수당은 언제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왔으며, 균형 잡힌 반대 의견에 관용적이었다"며 존슨 총리 하의 보수당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해먼드 전 장관은 1997년부터 런던 남서쪽에 위치한 러니미드 및 웨이브릿지 지역구의 하원의원으로 활동해왔다.
오랫동안 유럽회의론자로 여겨졌지만 2016년 국민투표에서는 EU 잔류 지지 활동을 펼쳤다.
존슨 총리 취임 이후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재무장관 시절 절제되고 신중한 모습, 꼼꼼한 성격 등으로 '스프레드쉬트 필', '박스오피스 필'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해먼드에 앞서 켄 클라크 전 재무장관, 앰버 러드 전 고용연금부 장관, 데이비드 리딩턴 전 국무조정실장 등 중도 성향의 보수당 출신 의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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