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공포 느낄 때와 생체반응 때 뇌 활성화 부위 달라"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장면에서 강한 공포를 느꼈는지, 그다지 불안하지 않았는지 등 다른 사람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불안장애 등 감정장애 연구에서는 감정을 미루어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로 감정변화로 손에 땀이 났는지, 동공의 크기가 달라졌는지 등의 생체반응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강한 공포를 느끼는데도 땀이 나지 않거나, 땀은 많이 나는데도 그다지 불안을 느끼지 않는 등 감정과 생체반응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이 공포를 느꼈을 때 활동하는 뇌의 부위와 땀이 나는 등의 생체반응이 나타날 때 활동하는 뇌부위가 다르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체반응은 정신질환 치료나 범죄수사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생체반응이 반드시 당사자가 느낀 감정의 정도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TR. 일본 교토 소재)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이런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5일 전했다.
연구팀은 수십명의 실험대상자에게 뱀, 쐐기, 바퀴벌레 등 60여 종류의 생물 사진 3천여장을 보여주고 어느 정도의 공포를 느꼈는지 대답하도록 하고 땀이 나는(발한) 정도를 측정했다. 동시에 뇌의 어느 부분이 활동하는지를 '기능적 자기공명단층촬영(fMRI)해 조사했다.
분석 결과 공포를 느꼈을 때는 뇌의 전두전야(前頭前野), 생체반응이 나타날 때는 편도체(扁桃?)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등 활동부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체반응을 감정지표로 이용하는데 의문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불안장애와 심리적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정신질환의 경우 감정과 생체반응을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치료법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로 두가지를 각기 다른 것으로 취급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기대된다고 한다.
가와토 미쓰오(川人光男) ATR 뇌정보통신종합연구소장은 "공포의식은 전두전야 일부에만 있다"고 전제, "PTSD 등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연결될 수 있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논문은 국제과학저널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판(https://doi.org/10.1038/s41380-019-0520-3)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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