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도 인조모피로 전향…동물권단체 "진보적 결정" 환호

입력 2019-11-06 11:16   수정 2019-11-06 14:09

영국여왕도 인조모피로 전향…동물권단체 "진보적 결정" 환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래 권좌를 유지한 생존 군주로서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모으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앞으로 인조 모피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여왕의 오랜 의상 담당자 앤절라 켈리는 최근 출간한 서적 '동전의 뒷면: 여왕'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동물의 털로 만든 옷을 입지 않기로 했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켈리는 글로벌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에 "2019년 이후부터 만약 여왕이 몹시 추운 날씨에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있다면 인조 모피가 그녀를 따뜻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엘리자베스 여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켈리의 발언에 대해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동물권 단체 페타(PETA)는 인조 모피를 입겠다는 여왕의 결정이 동물들을 피비린내 나는 고통스러운 죽음에서 구하고 싶어하는 진보적인 소비자, 기업, 국가와 궤를 같이한다며 환영했다.
페타는 모피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억여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며 영국 호위병의 모자도 캐나다에서 총으로 사살한 곰의 털이 아닌 인조 모피로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권에 대한 의식 변화,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취향 전환으로 천연모피는 점차 외면을 받고 있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와 블루밍데일스는 명품의 개념이 변했다며 2021년까지 천연모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클 코어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도 비슷한 이유로 천연모피를 팔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동물 학대를 막는다며 미국 주 정부 가운데 최초로 주민들이 천연모피 제품을 만들거나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을 최근 제정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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