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누가 키우나'…인도 뉴델리서 경찰 수천 명, 시위

입력 2019-11-06 11:50  

'소는 누가 키우나'…인도 뉴델리서 경찰 수천 명, 시위
변호사들과 충돌 문제로 촉발…정의·신변 보호 등 요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공공질서를 유지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대규모 시위를 벌인 진풍경이 인도에서 펼쳐졌다.
PTI통신, 힌두스탄 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수천 명의 경찰이 시위를 벌였다고 6일 보도했다.
시내 경찰청 건물을 에워싼 이들은 밤까지 무려 11시간이나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보호자도 보호가 필요하다'는 등의 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본 이들이 시위할 때 벌이는 양상과 비슷한 분위기인 셈이다. 시위 주체가 경찰이라는 점만 달랐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대거 가담했다.
시위대는 경찰청 간부 등이 항의 내용을 법원에 청원하는 등 공식적으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설득한 끝에 해산했다.
이날 경찰들이 이례적으로 시위에 나선 것은 최근 변호사들과 충돌 문제 때문이다.
경찰들은 지난 2일 뉴델리의 티스 하자리 법원 건물에서 불법 주차 금지 문제로 변호사 수백명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20여명과 변호사 8명이 다쳤다. 경찰 오토바이 12대와 차량도 불태워졌다.
변호사들은 이날 경찰이 자신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변호사들은 지난 4일 델리의 다른 법원에서 한 경찰을 다시 공격했다. 근무복을 입은 해당 경찰은 팔꿈치로 가격당하고 따귀까지 맞았다.
이런 갈등에도 경찰 고위층과 주 정부 등이 제대로 대응에 나서지 않자 격분한 일선 경찰들이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호사와 경찰의 충돌에 대해 네티즌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라메시 스리바츠는 "경찰이 불필요하게 사람을 폭행하면 변호사가 이에 대해 정의를 요구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반대 양상이 펼쳐졌다"고 비꼬았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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