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이라크 남부서 격렬…군경 실탄 발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바그다드 등 전국 곳곳에서 6일(현지시간)에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민생고 해결과 정부의 부패 청산을 요구하는 이 시위는 지난달 1일 시작해 일주일간 진행됐고, 정부가 약속한 개혁 조처가 미진해지자 이후 24일 재개해 이날까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군경의 발포로 이라크 전역에서 사망자가 3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수천 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났다.
정부는 시위대에 자제하라고 촉구할 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사상자만 늘어나는 양상이다.
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바그다드를 관통하는 티그리스강의 주요 다리 4곳(아흐라르, 알슈하다, 밥 알무삼, 알줌후리야)에서 군경과 충돌했다. 이 다리는 시위의 중심부인 타흐리르 광장과 가깝다.
시위대는 이들 다리를 막고 24시간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4일 밤부터 하루 동안 군경의 실탄 발포로 15명 정도가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6일에도 군경은 공중으로 실탄을 쏘고 최루탄도 발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군경이 최루탄을 시민을 행해 직사했다고 지적했다.
시위하다 부상한 한 시민은 6일 AFP통신에 "경찰이 곤봉으로 우리 머리를 때려 우리도 그들에게 돌을 던졌다"라며 "그런데 경찰이 사람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목격자를 인용해 군경이 시위대를 마구 구타하고 무더기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또 인터넷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시위대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괴한에게 납치되는 사건도 벌어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 정부 관리는 AFP통신에 "인터넷을 끊는다는 것은 곧 유혈사태가 난다는 예고다"라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는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바스라 주에서는 최대 수입항 움카스르항구로 가는 도로를 시위대가 수일째 막았고, 디와니야 주에서는 정유공장을 점거했다. 디카르 주와 나시리야 주에서도 석유 시설이 가동을 멈추고 관공서가 불에 탔다.
아델 압델-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6일 "움카스르항구가 멈추면 나라 전체에 해를 끼친다"라며 "지금까지 60억 달러의 손해가 났다"라고 말했다.
3일 밤 이란 총영사관이 습격받은 카르발라에서는 5일 밤 시위대 2명이 숨져 이 도시의 사망자만 20명을 넘겼다.
주이라크 미 대사관은 6일 낸 성명에서 "이라크 정부는 진지하면서도 시급하게 개혁을 바라는 이라크 시민에 응답해야 한다"라며 "비무장한 시위대의 사망과 피랍,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돼 매우 애석하다"라고 비판했다.
이 시위와 관련, 미국 언론은 이란의 내정 간섭에 대한 이라크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해석했으나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작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정치적 해석과 달리 민생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기득권 독식, 무능한 정부, 만연한 정치권의 부패, 실업난을 더는 참지 못한 이라크 국민의 누적된 불만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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